토종벌 입주율 극대화하는 밀랍 유인제 제조법 및 설통 관리 비책
양봉을 시작하고 벌들과 함께 사계절을 두 번쯤 보내다 보면, 양봉가로서 가장 가슴 뛰면서도 긴장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벌들의 대이동이자 종족 번식의 본능인 '분봉(分蜂)'입니다. 양봉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벌들이 집이 좁다고 느끼고 새로운 집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이때 벌들이 스스로 무리를 나누어 새로운 여왕과 함께 외부로 나가는 것을 자연분봉이라고 하고, 양봉가가 벌통 내부의 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계획적으로 무리를 나누어 주는 것을 인공분봉이라고 합니다.
저는 실제로 현장에서 여러 번의 분봉을 직접 겪으면서 벌들이 어떤 전조증상을 보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양봉가가 어떻게 개입하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값진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오늘은 그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분봉과 인공분봉의 명확한 차이점, 그리고 제가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실전 노하우들을 아주 상세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연분봉은 벌들이 스스로 현재의 집이 너무 좁고 과밀하다고 판단할 때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입니다. 벌통 내부에 일벌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 벌들은 본격적인 분봉 준비에 들어갑니다.
그때 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새로운 여왕벌을 키워낼 특별한 방인 '왕대(王臺)'를 소비 하단에 여러 개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왕대 속에서 새로운 여왕이 성장하여 번데기가 되고, 마침내 태어나기 직전쯤(일반적으로 왕대 봉해짐 후 2~3일 이내)이 되면 대이동이 시작됩니다.
기존 벌통에 있던 구(舊) 여왕벌은 자신의 통치 아래 있던 무리의 절반 정도, 주로 비행 능력이 좋고 건강한 일벌들을 이끌고 기존 벌통을 과감히 떠납니다.
저는 처음 이 자연분봉의 광경을 목격했을 때의 전율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수만 마리의 벌들이 일제히 하늘로 쏟아져 나와 웅장한 날갯짓 소리를 내며 공중을 뒤덮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벌들은 마치 고도로 훈련된 군사들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이내 양봉장 근처의 나뭇가지나 높은 구조물에 모여 서로의 몸을 엮어 포도송이처럼 둥글게 뭉쳐 자리를 잡았습니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으러 간 정찰벌들이 돌아올 때까지 잠시 임시 대기를 하는 것이죠. 그 모습은 대자연의 신비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관이었습니다.
하지만 낭만적인 감상도 잠시, 양봉가 입장에서 막상 그 순간을 맞닥뜨리면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애가 타들어갑니다. 자연분봉은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리가 극도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벌들이 다행히 사람이 손을 뻗을 수 있는 낮은 나뭇가지에 잠시 머물러주면 얼른 새로운 벌통을 가져와 수용하면 되지만, 아차 하는 순간에 그 시기를 놓치거나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한 수십 미터 높이의 미인송 꼭대기 같은 곳으로 가버리면 대책이 없습니다. 심지어 정찰벌들이 이미 멀리 떨어진 산속이나 민가의 벽 틈새에 좋은 자리를 봐두었다면, 뭉쳐 있던 벌들은 순식간에 수백 미터, 혹은 수 킬로미터 밖으로 날아가 버립니다.
그렇게 벌 한 가족을 통째로 날려 보내고 텅 빈 하늘을 바라볼 때의 허탈함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합니다. 강군(强群) 한 통을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벌집 하나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그해 봄철 아카시아 꿀이나 밤꿀 생산량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경제적 손실로 직결됩니다. 저 역시 초보 시절, 내검 시기를 살짝 놓치는 바람에 눈앞에서 벌들이 먼 산으로 날아가는 것을 지켜만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자연분봉은 보는 이에게는 경이로운 광경일지 몰라도, 전업이나 부업으로 양봉을 하는 이들에게는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가장 큰 위험 요소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쓰라린 실패와 허탈함을 겪으며 제가 정립한 해결책이 바로 '인공분봉(계획분봉)'의 생활화입니다. 인공분봉은 벌들이 스스로 통제 불능의 상태로 날아가 버리기 전에, 양봉가가 최적의 타이밍을 포착하여 인위적으로 무리를 나누어 새 벌통을 만들어주는 기술입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벌을 잃어버릴 위험이 제로에 가까워지고, 내가 원하는 수만큼 벌통을 안정적으로 증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인공분봉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은 봄철 정기 내검을 할 때 벌통 내부의 일벌 밀도가 너무 높아 소비 위까지 벌들이 빽빽하게 넘쳐나고, 소비 하단에 자연 왕대들이 여러 개 조성되기 시작하는 '분봉열'을 감지했을 때입니다. 분봉열이 한 번 제대로 붙으면 벌들은 일도 하지 않고 꿀만 먹으며 나갈 준비만 하기 때문에, 그전에 서둘러 손을 써야 합니다.
인공분봉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벌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벌통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완벽한 '독립 자립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정착한 가장 안정적인 인공분봉 소비 구성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공분봉을 할 때는 기존 원통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소비를 뽑아내어 새 벌통에 아래의 순서대로 정밀하게 배치해야 합니다.
이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인공분봉 시 옮겨간 소비에 여왕벌의 후보인 왕대가 둘 이상 존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간혹 초보 양봉가분들은 "여왕벌이 여러 마리 동시에 태어나면 또 싸우거나 분봉이 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시지만, 자연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벌통 내부에서 먼저 깨어난 첫 번째 여왕벌이 왕스를 돌며 아직 태어나지 않은 다른 왕대들을 갉아 구멍을 내고 침을 쏘아 제거합니다. 만약 비슷한 시기에 두 마리가 동시에 태어난다면 벌통 안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결투)이 벌어지고, 결국 가장 건강하고 강한 단 한 마리의 여왕벌만 살아남아 그 벌통의 절대적인 지배자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 치열하고 격정적인 과정을 관찰하는 것 또한 양봉이 주는 아주 흥미롭고 깊이 있는 경험 중 하나입니다.
자연분봉의 위기와 인공분봉의 기회를 수없이 넘나들며, 저는 책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저만의 3대 실전 노하우를 정립하게 되었습니다. 1픽셀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기록하고 분석하며 얻은 값진 지침들입니다.
분봉 관리의 기본이자 시작은 관찰입니다. 봄철 유밀기(꿀이 들어오는 시기)에는 최소 4~5일에 한 번씩은 반드시 내검을 진행해야 합니다. 소비에 벌이 가득 차서 격리판 뒤쪽까지 넘어오거나, 소문(벌통 문) 앞에 벌들이 일은 안 하고 뭉쳐서 웅성거리고 있다면 이는 100% 분봉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때를 놓치면 일주일 뒤 벌통은 반토막이 나 있습니다. 벌들의 과밀 상태를 미리 읽고 한 발 앞서 인공분봉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인공분봉을 할 때 소비에 달린 모든 왕대를 그대로 쓰면 안 됩니다. 가끔 일벌들이 다급하게 만든 작고 부실한 왕대(변성왕대 등)나 위치가 나쁜 왕대들은 새로운 여왕이 태어나더라도 산란 능력이 떨어지거나 체구가 작을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내검 시 길쭉하고 도토리 모양처럼 표면의 주름이 선명하며 단단하게 잘 지어진 튼튼한 '자연 왕대' 한두 개만 남겨두고, 나머지 약하고 부실한 왕대들은 칼이나 제리 주걱으로 과감하게 제거(파왕대) 해 주어야 건강한 정통 여왕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인공분봉 타이밍을 미처 잡지 못해 자연분봉이 발생할 징후가 보인다면, 양봉가가 반드시 대기해야 하는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자연분봉은 아무 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보통 햇살이 좋고 따뜻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12시(정오)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에는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맑고 화창한 날 이 두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양봉장을 순찰해야만 하늘로 치솟는 벌 무리를 발견하고 근처 나뭇가지에 앉았을 때 즉시 수용할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가 되면 정찰벌들의 안내를 받아 멀리 날아가 버릴 확률이 극도로 높아집니다.
직접 현장을 경험하며 내린 결론은 명확합니다. 자연분봉은 벌들이 종족을 보존하고 번성하기 위해 스스로 결정하는 생존 본능의 영역이고, 인공분봉은 우리 양봉가들이 벌들의 안전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고도의 관리 기술입니다. 이 두 가지 분봉의 과정을 직접 겪으면서, 미물이라고 생각했던 벌들이 얼마나 영리하고 체계적으로 자신들의 사회를 유지해 나가는지, 또 그 경이로운 과정 속에서 인간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자연분봉은 눈이 멀만큼 경이롭지만 한편으론 가슴 졸일 만큼 위험한 도박 같고, 인공분봉은 완벽하게 안정적이긴 해도 그만큼 양봉가가 미리 준비하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거든요. 결국 핵심은 하나였습니다. 내 벌통의 상태를 자식 살피듯 귀하게 살피고, 딱 맞는 때에 주저 없이 과감한 결정을 내려주는 것 말입니다.
사실 양봉이라는 세계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벌통 가져다 놓고 때 되면 달콤한 꿀만 쉽게 따내는 그런 일은 결코 아니잖아요. 작은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정교한 방식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발걸음에 인간의 속도를 맞추어 함께 걸어가는 깊이 있는 수행의 과정에 가깝습니다. 그 수많은 여정 중에서도 '분봉'은 벌들의 일생에서 가장 크고 위험천만한 축제이자 이벤트 같은 건데, 양봉가가 이 고개를 함께 잘 넘겨주어야만 벌통도 질병 없이 건강해지고 가을철에 우리에게 풍성한 꿀을 선물로 돌려주더라고요.
앞으로도 저는 벌들이 스스로 집을 넓히고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가는 이 역동적인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원하며 계속 함께해보려 합니다. 매년 봄마다 이 치열한 분봉의 계절을 겪어내다 보면, 언젠가는 이 깊고 깊은 양봉의 세계를 조금은 더 깊이 이해하고 벌들과 완벽하게 소통하는 진짜 양봉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자연분봉과 인공분봉의 이론적, 실전적 배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제가 지난봄, 아파트 3층 높이의 아찔한 나무 위로 올라가 버린 거대한 자연 분봉군을 상대로 벌였던 눈물겨운 사투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그 사투 끝에 터득한 '높은 나무 위 분봉군 안전 수용 비법'과 초보자도 절대 벌을 놓치지 않는 실제 작업 요령, 그리고 필수 장비 세팅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헤쳐 볼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