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도봉 사고와 2023년 봉밀 폐기, 날짜와 수치로 남긴 실패 기록
2024년 4월 6일 정기 내검에서 저는 산란방이 텅 빈 벌통 한 군을 발견했습니다. 소비 8장을 하나씩 넘겨봐도 알이나 유충이 전혀 없었고, 일벌들은 벌통 여기저기 흩어져 웅웅 거리기만 했습니다. 그때 저는 사흘만 지켜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 판단하고 그대로 두었는데, 6일 뒤 다시 열어보니 세력이 눈에 띄게 줄어 있었습니다. 3년 차가 된 지금은 무왕을 확인한 즉시 48시간 안에 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글에는 제가 2024년에 겪은 무왕군 대응 실패와 합봉 실패 사례, 그리고 그 이후 수치로 확인한 개선 결과를 정리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무왕을 확인하고도 6일을 그대로 방치했습니다. 원인은 "며칠 지나면 자체적으로 왕대를 지을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6일 사이 산란이 끊긴 채로 방치되면서 소비 8장 기준 봉군 세력이 약 30% 줄었고, 뒤늦게 강군에서 알과 어린 유충이 있는 소비 1장을 넣어줬지만 이미 일벌 개체수가 줄어든 상태라 왕대 형성까지 평소보다 3일이 더 걸렸습니다. 방치 기간 동안 일별로 소문 앞 출입 개체수를 세어봤는데, 첫날 분당 평균 22마리이던 것이 6일째에는 분당 평균 14마리까지 줄어 있었습니다. 이 수치를 기록해 둔 덕분에 방치가 세력에 미치는 영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실패 이후 저는 무왕을 확인하면 48시간 안에 강군에서 알과 유충이 있는 소비 1장을 이식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2024년 6월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했을 때는 발견 당일 오후에 바로 소비를 이식했고, 세력 손실은 약 5% 수준에 그쳤습니다. 왕대는 이식 후 평균 3일 만에 형성되기 시작했고, 총 4번의 무왕군 대응 중 3번은 정상적으로 신왕이 출방했습니다. 이식한 소비는 매번 강군 중에서도 산란 상태가 가장 왕성한 벌통을 골랐는데, 벌통을 고를 때는 최근 3일 이내 소문 앞 출입 개체수가 분당 20마리를 넘는 곳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초반에는 알만 있는 소비를 넣어준 적이 있는데, 이 경우 왕대 형성까지 평균 5~6일이 걸렸습니다. 이후로는 부화 1~2일 이내의 어린 유충이 포함된 소비를 골라 넣었더니 왕대 형성 시작까지 평균 3일로 단축됐습니다. 저는 이제 소비를 넣기 전 반드시 유충의 크기를 눈으로 확인하고, 알만 있는 소비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유충 크기를 확인하는 방법도 나름대로 기준을 세웠는데, 소비를 45도 각도로 기울여 빛에 비췄을 때 유충이 방바닥에 살짝 구부러진 초승달 모양으로 보이면 부화 1~2일 이내로 판단하고, 이미 방을 절반 이상 채운 형태면 사용하지 않습니다.
신왕이 출방한 지 4일째 되던 2024년 5월 20일, 저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벌통을 열어 신왕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다음 날 다시 확인해 보니 신왕이 보이지 않았고, 벌통 바닥에서 죽은 신왕을 발견했습니다. 일벌들에게 물려 죽는 신왕 살해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는 출방 후 최소 10일간은 벌통을 열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후 진행한 5건의 교미 관찰에서는 신왕 살해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10일이라는 기준은 제가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과거 정상적으로 산란을 시작한 신왕들의 기록을 되짚어봤을 때 출방 후 평균 8일째부터 교미비행을 나갔다가 평균 11~12일째 산란을 시작한 패턴을 참고해 여유를 두고 잡은 기준입니다.
2024년에 진행한 신왕 4마리 중 3마리는 출방 후 평균 13일 만에 산란을 시작했고, 1마리는 교미비행 중 실종되어 결국 인공 여왕으로 교체했습니다. 산란을 시작한 3마리의 초기 산란 패턴을 살펴보면, 유충방 충실도(빈방 없이 채워진 비율)가 평균 85%로 안정적이었습니다.
2024년 7월, 신참 일벌로 세력이 물갈이되는 시기에 응애 방제를 건너뛴 적이 있습니다. 3주 뒤 육아권을 확인했더니 응애 감염 유충이 눈에 띄게 늘어 있었고, 간이 응애 낙하 검사에서 하루 평균 낙하수가 12마리로 이전(3~4마리)보다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후 세대교체 시기마다 개미산 처리를 2주 간격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바꿨고, 다음 세대교체 시기에는 낙하수가 평균 4마리 수준으로 유지됐습니다. 개미산은 65% 농도 제품을 패드에 적셔 벌통 상단에 올리는 방식을 썼고, 1회 처리 시 3~4일 정도 냄새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한 뒤 다음 패드로 교체했습니다.
극단적으로 세력이 줄어든 무왕군을 강군과 합봉 하던 2024년 8월, 저는 박하향 소주를 희석 없이 원액 그대로 분무기에 넣어 소문과 소비 사이에 뿌렸습니다. 향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 일벌들이 오히려 과민 반응을 보였고, 합봉 시작 30분 만에 벌통 바닥에서 죽은 일벌 사체가 40마리 넘게 발견됐습니다. 이후로는 소주와 물을 1:1로 희석해서 사용했고, 같은 조건의 합봉 5회에서는 사체가 평균 5마리 이하로 크게 줄었습니다. 분무량도 함께 조절했는데, 원액 분무 때는 소문과 소비 사이에 분무기를 5~6회 눌러 흠뻑 뿌렸다면, 희석 이후에는 2~3회로 줄여 살짝 안개처럼 뿌리는 정도로 조절했습니다.
신문지 합봉은 보통 이틀째부터 일벌들이 신문지를 갉아 구멍을 내기 시작하는데, 저는 4일째 되는 날 벌통을 열어 완전히 하나가 됐는지 확인합니다. 2024년에 진행한 신문지 합봉 6회 중 5회는 4일째 신문지가 완전히 제거되어 있었고, 나머지 1회는 신문지가 절반 정도 남아 있어 하루 더 기다렸습니다. 합봉 후 일주일 뒤 산란 재개 여부를 확인했을 때 6회 모두 정상적으로 산란이 이어졌습니다. 신문지에는 일벌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송곳으로 작은 구멍을 6~8개 미리 뚫어두는데, 구멍을 뚫지 않고 그대로 두었던 초기 시도에서는 신문지 제거까지 평균 6일이 걸려 이 방법으로 바꾼 뒤 처리 기간이 이틀 정도 단축됐습니다.
2024년 8월 한여름, 합봉 직후 소문을 평소 크기 그대로(약 8cm) 열어뒀다가 벌통 내부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 일부 일벌들이 소문 밖으로 뭉쳐 나오는 하봉 현상을 겪었습니다. 온습도계로 측정한 결과 벌통 내부가 38도까지 오르고 습도는 65%까지 올라간 상태였습니다. 이후로는 합봉 직후에는 소문을 3cm로 줄이고 환기창을 추가로 열어 내부 온도를 34도 이하로 유지했고, 같은 조건의 여름 합봉 3회에서는 하봉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 4월의 6일 방치와 5월의 성급한 개봉, 8월의 원액 분무까지 세 번의 실패는 모두 제가 관찰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다음 해에도 반복했을 실수였습니다. 저는 서양벌 6군, 토종벌 4군을 함께 관리하고 있는데, 벌통마다 무왕 발견일, 소비 이식일, 왕대 형성일, 출방일, 산란 개시일을 표로 정리해 두면서부터 어느 시점에서 조치가 늦어졌는지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은 무왕 발견부터 합봉 완료까지 날짜와 수치를 전부 노트에 기록하는데, 이 습관 덕분에 2024년 하반기부터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신왕 출방 성공률 75%, 합봉 성공률 100%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번에 다룬 응애 방제 주기를 좀 더 자세히 정리해, 계절별 개미산 처리 스케줄을 공유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