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도봉 사고와 2023년 봉밀 폐기, 날짜와 수치로 남긴 실패 기록
2023년 4월 둘째 주, 봄철 첫 내검에서 저는 방충복 틈으로 벌에 쏘이는 사고와 훈연기 오작동으로 벌 여러 마리를 태워 죽이는 실패를 동시에 겪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날의 실패 원인과 이후 바꾼 훈연기 사용법, 7~10일 내검 주기를 정착시킨 과정, 분봉 발생 시 장대와 포충망으로 벌떼를 포획했던 경험을 날짜와 수치로 정리합니다.
[이미지 삽입 위치: 마른 쑥을 채운 훈연기 사진, alt="마른 쑥으로 채운 양봉용 훈연기"]
2023년 4월 12일, 저는 그해 첫 내검을 진행하다가 헐렁하게 입은 방충복 소매 틈으로 벌 한 마리가 들어와 가슴 부위를 쏘였습니다. 쏘인 직후 통증은 10점 만점에 8점 수준으로 심했고,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며 잠시 손이 떨릴 정도였습니다. 쏘인 부위는 지름 4cm 정도로 부어올라 이틀간 가라앉지 않았고, 첫날밤에는 열감 때문에 얼음찜질을 세 차례 반복해야 했습니다. 당시 저는 훈연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연기량이 부족한 상태로 벌통을 열었는데, 이 때문에 벌들이 평소보다 훨씬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이후에 분석했습니다. 방충복도 소매 여밈이 헐거운 저가형 제품(당시 구입가 3만 원)을 착용했던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고, 이 사고 이후로는 소매와 발목에 고무줄 밴드가 이중으로 들어간 방충복(구입가 8만 원)으로 교체했습니다.
같은 날 저는 훈연기 안에 마르지 않은 잡풀과 신문지를 넣고 불을 붙이려 했습니다. 불이 잘 붙지 않아 라이터를 벌통 가까이에서 세게 켜다가 순간적으로 불길이 확 치솟았고, 그 불티가 벌통 입구 쪽으로 튀면서 벌 7~8마리가 그 자리에서 타 죽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을려 죽은 벌들은 날개가 오그라들고 몸통이 검게 변한 상태였는데, 이 모습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한동안 벌통 앞에 멍하니 서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훈연기 내부 온도를 이후 다시 재보니, 젖은 재료를 태울 때는 순간적으로 90도 이상까지 치솟는 반면 마른 재료를 쓰면 60~70도 선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젖은 재료는 불완전 연소로 불규칙하게 화력이 튀는 것이 문제였고, 실제로 온도계로 3회 반복 측정한 결과 젖은 재료 사용 시 편차가 최대 35도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사고 이후 저는 매년 3월 말 미리 채취해 그늘에서 2주 이상 말려둔 쑥만 훈연기 연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채취량은 벌통 10통 기준 한 시즌에 큰 비닐봉지 3개 분량이면 충분했습니다. 사용법은 마른 쑥을 훈연기 통의 3분의 2 지점까지 눌러 채운 뒤, 토치로 바닥 부분을 10~15초간 깊숙이 지져 속불씨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불꽃 없이 백색 연기만 안정적으로 나오고, 한 번 채운 쑥으로 15~20분간 연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바꾼 뒤 2023년 5월부터 지금까지 훈연기로 인한 벌 폐사는 한 건도 없었고, 연료비도 기존에 쓰던 훈연기 전용 펠릿(1 봉지 5천 원)을 살 필요가 없어져 연간 약 3만 원을 절감했습니다.
사고 이후에도 저는 벌들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2023년 4월 셋째 주 한 주 동안 거의 매일(7일 중 6일) 벌통을 열어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매번 내검할 때마다 5분 남짓 뚜껑을 열어두었는데, 그 결과 벌통 입구에서 벌들이 통을 드나드는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같은 기간 산란판 관찰 결과 알과 애벌레 수가 전주 대비 약 20% 감소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잦은 개방으로 벌통 내부 온도가 매번 2~3도씩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벌들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벌통 입구를 지나는 일벌 수를 오전 10시 기준 5분간 세어보니, 평소 40~50마리이던 것이 이 시기에는 25~30마리 수준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반대로 2023년 5월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내검 간격을 14일까지 늘렸는데, 이번에는 벌통 하나가 이미 분봉 준비 상태(왕대 5개 형성)에 들어간 것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14일째 되던 날 벌통을 열어보니 왕대가 이미 봉개 된 상태였고, 왕대 표면이 밀랍으로 완전히 덮여 있어 최소 3~4일 전에 봉개가 끝났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사흘만 더 늦었다면 벌떼 절반가량이 통째로 날아갈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급한 대로 저는 왕대 중 상태가 좋은 2개만 남기고 나머지 3개는 제거해 인위적으로 분봉 시점을 늦추는 응급조치를 취했고, 이 조치로 실제 분봉은 예정보다 열흘가량 늦춰졌습니다. 이 경험으로 내검 간격이 10일을 넘어가면 분봉 징후를 놓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몸으로 확인했습니다.
두 번의 실패 이후 저는 내검 간격을 무조건 7~10일로 고정했습니다. 매번 내검은 기온이 15도 이상이고 바람이 없는 날을 골라 5~10분 이내에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여왕벌을 직접 찾기보다 알과 애벌레가 고르게 찬 산란판 상태만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꾼 뒤, 내검 1회당 평균 소요 시간도 기존 15분에서 7분으로 줄었습니다. 벌통 10통을 모두 점검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전체 2시간 30분에서 1시간 10분으로 단축됐습니다. 이 원칙을 지킨 2023년 6월부터 2025년까지 분봉을 놓친 사례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미지 삽입 위치: 감나무 가지에 매달린 분봉 벌떼 사진, alt="나뭇가지에 매달린 분봉 벌떼 모습"]
2023년 6월 초, 저녁 6시경 양봉장을 찾았을 때 벌통 한 통에서 벌들이 무리 지어 빠져나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처음에는 벌통 내부에 문제가 생겨 벌들이 탈출하는 것으로 착각해 순간 당황했지만, 곧 이것이 정상적인 분봉 현상이라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약 5분에 걸쳐 벌 3천~4천 마리 정도가 하늘로 솟아올랐고, 곧이어 인근 감나무 가지에 지름 30cm 정도의 럭비공 모양으로 뭉쳐 매달렸습니다. 분봉이 발생하면 벌떼가 매달린 뒤 보통 30분~2시간 이내에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다시 이동하기 때문에, 저는 발견 즉시 15분 안에 포획 도구를 준비해 현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길이 5m짜리 장대와 지름 40cm 포충망을 사용했습니다. 장대는 낚시용 카본 장대를 개조한 것으로, 무게가 가벼워 혼자서도 충분히 다룰 수 있었습니다. 벌떼 바로 아래에 포충망을 밀착시킨 뒤 장대로 가지를 강하게 한 번 내리쳐 벌 뭉치를 그대로 망 안으로 떨어뜨렸습니다. 포획부터 새 벌통에 옮겨 담기까지 전체 소요 시간은 약 12분이었고, 이 과정에서 놓친 벌은 전체의 5% 미만으로 추정됩니다. 장대 끝에 망을 고정할 때는 케이블타이 2개를 십자로 묶어 흔들림을 최소화했고, 감나무 가지의 높이는 지상에서 약 2.5m 정도였습니다.
포획한 벌떼를 빈 벌통에 옮긴 뒤 입구를 좁혀 도망을 방지했고, 옮긴 지 약 20분 만에 벌들이 스스로 통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확인했을 때 여왕벌이 정상적으로 산란을 시작한 흔적(알이 촘촘히 박힌 소비 1장)을 발견했고, 이후 한 달간 관찰한 결과 이 신설 군은 별도의 폐사나 이탈 없이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3주 뒤 소비를 확인했을 때는 산란판이 2장으로 늘어 있었고, 초기 개체 수 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8월 초 재확인했을 때는 소비 4장까지 개체 수가 늘어 다른 안정된 벌통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성장해 있었습니다.
이 경험 이후 저는 분봉철(5월 말~6월 중순)에는 포획 장비를 항상 차량에 상시 비치해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 방식으로 포획에 성공한 분봉은 총 4회의 성공 경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