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 신호 하루 놓쳐 봉군 절반 잃은 2024년 5월, 그 후 바꾼 3가지
2024년 5월 18일 오전 내검에서 하단 테두리에 왕대 2개를 발견했지만 "밀랍만 붙은 초기 단계"라 판단해 사흘을 미뤘습니다. 5월 21일 다시 열었을 때 왕대는 이미 뚜껑이 덮여 있었고, 그날 오후 일벌 절반가량이 근처 감나무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3년 차 양봉인으로 서양벌과 토종벌을 함께 키우며 겪은 분봉 실패 두 건과 이후 정착시킨 왕대 판별·인공분봉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2024년 5월 사고 이전까지 저는 왕대를 "뚜껑이 덮이기 전이면 안전하다"고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밀랍만 살짝 덮인 초기 왕대라도 애벌레가 3 일령을 넘으면 사흘 안에 뚜껑이 덮이고, 그로부터 다시 8~9일이면 신여왕벌이 나올 준비가 끝난다는 것을 나중에 양봉 교육 자료를 찾아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이후로는 왕대 크기가 아니라 발견 즉시를 기준으로 대응하는 쪽으로 원칙을 바꿨습니다. 같은 시기 다른 양봉가 몇 분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왕대 애벌레령을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이후로는 애벌레 크기를 판단하려 애쓰지 않고 왕대 형태만 보이면 바로 조치하는 쪽으로 기준을 단순화했습니다.
2025년 4월 말, 소비 10장 중 9장이 벌로 덮여 포화율이 90%에 달했던 통에서 일벌들이 소비 위에 붕 뜬 채로 뭉쳐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전까지는 포화율을 따로 재지 않고 "꽉 찬 것 같다"는 느낌으로만 판단했는데, 이때부터는 소비 장수 대비 벌이 덮인 장수를 비율로 계산해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통은 포화율 확인 당일 계상을 올려 공간을 확보했고, 열흘 뒤 재점검에서 포화율이 70%대로 내려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같은 봉장의 다른 통 세 곳도 함께 포화율을 재보니 각각 65%, 72%, 88%로 편차가 컸는데, 그동안은 이런 차이를 구분하지 않고 통마다 같은 시점에 일괄로 계상을 올렸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2024년 5월 18일 사례를 자세히 되짚어 보면, 당시 저는 왕대 2개 중 하나는 밀랍이 얇아 "가짜일 수도 있다"고 넘겼습니다. 5월 21일 오후 2시경 소문 앞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더니 벌 무리가 통에서 쏟아져 나와 근처 감나무 가지에 뭉쳐 붙었고, 사다리를 놓고 소비 상자로 회수하는 데 40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회수한 벌 무게를 어림잡아 보니 원래 세력의 절반 정도였고, 그해 6월 채밀량은 다른 통 대비 40%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 사례 이후로는 왕대 크기나 형태로 가짜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발견 즉시 제거를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사고 이후 내검 주기를 기존 7~10일에서 5~6일로 단축했습니다. 처음에는 통 수가 늘어나면서 내검 시간이 하루에 3시간 가까이 걸려 부담스러웠지만, 성수기 6주 동안만 집중하고 이후에는 다시 7일 주기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조정했습니다. 이 방식을 적용한 2025년 봄에는 같은 규모의 봉장에서 분봉 발생이 0건이었습니다. 통 수가 12개로 늘어난 상태에서도 내검을 마치는 데 하루 평균 2시간 40분 정도가 걸렸고, 이 정도면 주말 오전 시간을 활용해 감당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왕대를 제거할 때 튼실한 왕대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밀랍까지 완전히 긁어내지 않으면, 남은 밀랍 자리에 일벌들이 다시 왕대를 짓는다는 것을 2025년 5월에 겪었습니다. 당시 왕대 몸통만 잘라내고 밑동 밀랍을 남겨 뒀더니 나흘 뒤 같은 자리에 새 왕대가 다시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왕대 제거 시 밑동까지 손톱으로 긁어내는 것을 원칙으로 바꿨고, 이후 같은 자리에서 왕대가 재발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는 왕대를 제거할 때마다 제거한 개수와 위치를 수첩에 적어 두고, 다음 내검 때 같은 자리를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2025년 6월 초, 낮 기온이 30도를 넘긴 날 소문을 평소 폭 그대로 유지했던 통에서 내부 온도를 재보니 34도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소문 폭을 2배로 넓히고 상단에 그늘막을 추가한 뒤 사흘 뒤 다시 측정했을 때는 31도로 낮아져 있었습니다. 온도가 높은 통일수록 왕대 발생 빈도도 높다는 것을 그 이후 여러 통을 비교하며 확인했습니다. 온도를 낮춘 통 5개와 그대로 둔 통 5개를 2주간 비교해 보니, 소문을 넓히지 않은 통에서 왕대가 발견된 비율이 3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2025년 4월 말, 포화율 90%였던 통에서 소비 3장(산란권 1장, 저장꿀 1장, 빈 소비 1장)과 일벌 절반을 떼어내 인공분봉을 실시했습니다. 새 통에는 여왕벌 없이 알이 있는 산란권 소비만 넣어 자연 조성을 유도했는데, 12일 뒤 확인했을 때 새 왕대에서 여왕벌이 정상적으로 나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원래 통은 소비 7장 규모로 줄었지만 남은 산란권 소비만으로도 3주 뒤 다시 소비 9장까지 세력을 회복했습니다.
2024년 6월 초에는 포화율이 이미 95%를 넘긴 상태에서 인공분봉을 계획했지만, 다른 일정으로 이틀을 미뤘습니다. 그사이 왕대가 이미 여러 개 생겨 있었고, 인공분봉을 실시한 당일 저녁 원래 통에서도 절반가량이 자연 분봉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세력을 세 갈래로 나눈 셈이 되어, 그해 여름 세 통 모두 세력 회복이 더뎠고 8월 응애 검사에서 감염률도 평소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세력이 약해진 통일수록 응애 방어력도 함께 떨어진다는 것을 그때 처음 체감했고, 그 이후로는 세력이 약해진 통은 응애 검사 주기를 평소 4주에서 2주로 앞당겨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 이후로는 포화율 85%를 넘기면 일정과 무관하게 당일 안에 인공분봉을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인공분봉 후 12일째 확인했을 때 신여왕벌이 보이지 않아 실패한 줄 알았지만, 3일 더 기다려 15일째 재확인하니 산란이 시작되어 있었습니다. 이때부터는 12일째에 여왕벌이 안 보여도 바로 실패로 판단하지 않고 15일까지 관찰 기간을 늘렸습니다. 같은 해 6월에 진행한 다른 인공분봉 두 건에서도 이 기준을 적용해 봤는데, 한 건은 13일째, 다른 한 건은 14일째에 산란이 확인되어 통마다 정착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도 함께 알게 됐습니다.
왕대 하나를 사흘 방치했던 2024년 5월과 인공분봉을 이틀 미뤘던 2024년 6월, 두 번의 실패를 겪고 나서야 발견 즉시 대응이라는 원칙을 몸에 익혔습니다. 2025년 봄부터는 내검 주기 단축과 포화율 기록을 함께 적용해 같은 실수 없이 분봉 없는 성수기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