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도봉 사고와 2023년 봉밀 폐기, 날짜와 수치로 남긴 실패 기록
2024년 5월 초, 세력이 절반도 안 되는 약군에 화분채취기를 달았다가 사흘 만에 육아가 멈추고 유충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적이 있습니다. 3년 차 양봉인으로 서양벌과 토종벌을 함께 키우며 겪은 화분채취기 부착 시기 실패, 고온건조로 향을 날린 경험, 냉동보관 중 산패까지 실제 수치로 정리했습니다.
2024년 5월 3일, 벌통 프레임 기준 세력 4장에 불과한 약군에 화분채취기를 달았습니다. 사흘 뒤 확인해 보니 산란권이 이전 5장에서 3장으로 줄어 있었고, 유충 상태도 눈에 띄게 부실했습니다. 화분 유입이 막히면서 육아에 쓸 단백질이 부족해진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채취기를 붙이자마자 곧바로 망을 완전히 닫아버린 것도 문제였는데, 벌들이 적응할 시간도 없이 갑자기 출입구가 막히면서 소문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이후로는 세력 8장 이상, 즉 프레임의 80% 이상이 일벌로 찬 강군에만 채취기를 부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고, 부착 초기 2~3일은 망을 열어둔 채로 벌들이 적응하도록 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 6월에는 화분 수확량 욕심에 원칙을 어기고 7일 연속 채취기를 닫아둔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해당 군의 일벌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이후 2주간 산란량이 전주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소문 앞을 지켜보니 화분을 물고 돌아온 일벌들이 채취망에 걸려 몇 번씩 시도하다 포기하고 다시 나가는 모습도 자주 보였는데, 이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컸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3일 채취 후 반드시 4일간 망을 열어 벌들이 회복할 시간을 줍니다. 채취량도 기록하는데, 정상 주기를 지킨 군은 회당 평균 80그램, 무리하게 연속 채취한 군은 첫 3일은 100그램으로 많았지만 이후 2주간 채취량이 오히려 40그램대로 떨어졌습니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은 채취기를 반드시 닫아둡니다. 습기를 머금은 화분은 채취망 안에서 곰팡이가 피기 쉬운데, 2024년 7월에 우천 중에도 망을 닫아두지 않아 채취망 속 화분 일부에 곰팡이가 핀 것을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강수 예보가 있으면 전날 저녁 미리 망을 열어두고, 비가 그친 뒤 24시간이 지나 소문 주변이 완전히 마른 것을 확인한 뒤에만 채취를 재개합니다.
2024년 6월 20일, 건조 시간을 줄이려고 식품건조기 온도를 55도까지 올려 화분을 말린 적이 있습니다. 6시간 만에 겉은 바싹 말랐지만, 색이 누렇게 변하고 특유의 향이 거의 사라져 상품성이 떨어졌습니다. 같은 날 채취한 화분 일부를 따로 남겨 40도로 12시간 말린 것과 비교해 보니 색과 향의 차이가 뚜렷했는데, 고온 건조분은 손으로 만졌을 때도 푸석하고 잘 부서졌습니다. 이후로는 40도를 넘지 않는 저온에서 12시간 이상 천천히 말리는 방식으로 바꿨고, 완성된 화분은 원래의 진한 노란색과 향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손으로 화분 알갱이를 눌러보아 으스러지지 않고 딱딱하게 굴러갈 정도가 되면 수분 함량이 10% 이하라고 판단합니다. 처음에는 감으로만 확인했는데, 2024년 여름부터는 식품용 수분측정기를 구입해 건조 중간중간 수치를 재고 있습니다. 12시간 건조 기준으로 시작할 때 수분 함량이 평균 22%였던 화분이 완료 시점에는 8~9%까지 떨어지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했습니다. 측정기를 쓰기 전에는 촉감만 믿고 일찍 건조를 끝낸 적도 있었는데, 이후 보관 중 곰팡이가 핀 사례가 있어 지금은 반드시 수치로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냉동실에서 꺼낸 화분을 다 쓰지 않고 남은 양을 그대로 다시 넣은 적이 있습니다. 한 달 뒤 확인해 보니 봉투 안쪽에 결로가 생겨 일부가 눅눅해지고 냄새가 변해 있었습니다. 결국 해당 분량은 전부 폐기해야 했는데, 손실량이 300그램 정도로 그해 겨울 수확량의 약 15%에 해당했습니다. 이후로는 꺼낼 때 먹을 만큼만 100그램 단위로 소분해 밀폐용기에 담고, 한 번 꺼낸 용기는 다시 냉동실에 넣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소분 이후로는 같은 문제로 폐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2024년 8월, 화분과 꿀을 3:1 비율로 섞어 숙성시킨 적이 있습니다. 꿀의 양이 부족해 두 달 뒤 화분이 충분히 부드러워지지 않고 딱딱하게 뭉쳐 그대로 버려야 했습니다. 당시 500그램 분량을 통째로 폐기했는데, 확인해 보니 화분이 꿀에 완전히 잠기지 않고 위쪽이 공기에 노출된 상태였던 것도 원인이었습니다. 이후로는 화분과 꿀을 1:1 또는 화분 비중을 낮춘 1:2 비율로 맞춰 섞고, 병 안에서 화분이 완전히 꿀에 잠기도록 유리병을 흔들어 공기층을 없앤 뒤 숙성시킵니다. 이 방식으로는 4주 정도 지나면 화분 외벽이 충분히 부드러워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숙성 화분꿀은 실온 서늘한 곳에서 최소 4주, 되도록 6주 이상 숙성시킵니다. 유리병에 담아 직사광선을 피하고, 온도는 20도를 넘지 않는 곳에 둡니다. 여름철에는 실온 보관이 어려워 서늘한 창고로 옮겨 관리하는데, 2024년 8월에는 이 관리를 소홀히 해 병 표면에 결로가 생긴 적도 있어 여름철에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로 위치를 바꿨습니다. 숙성 기간이 짧으면 화분 특유의 씁쓸한 맛이 남아 있는데, 6주를 넘기면 단맛이 훨씬 진해지고 목 넘김도 부드러워지는 것을 여러 병을 비교하며 확인했습니다.
숙성 화분꿀은 미지근한 물에 한 스푼, 약 15그램 정도를 타서 마시거나 그릭 요거트에 얹어 먹습니다. 뜨거운 물에 타면 영양소가 파괴되기 쉬워 40도 이하 물을 사용합니다. 저는 하루 한 스푼을 기준으로 섭취하는데, 처음 시작할 때는 소량인 5그램부터 시작해 몸에 이상이 없는지 일주일간 확인한 뒤 양을 늘렸습니다.
세력 부족한 약군에 채취기를 달아 육아를 망쳤던 2024년 5월의 실패와, 고온건조로 향을 날려버린 6월의 경험은 지금 제 화분 관리 기준의 바탕이 됐습니다. 수치로 확인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결국 벌도 지키고 좋은 화분도 얻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몸으로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