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도봉 사고와 2023년 봉밀 폐기, 날짜와 수치로 남긴 실패 기록
2025년 3월 9일, 봉충판 한 장에서 밀랍 뚜껑 색이 거뭇하게 변한 부분을 발견하고도 "겨울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가 2주 뒤 부저병 의심 소견을 받았습니다. 3년 차 양봉인으로 서양벌과 토종벌을 함께 키우며 겪은 이 실패를 계기로, 봉충판 진단 기준과 방충망 세척법, 프로폴리스 밀랍초 제작 과정에서 얻은 배합비율과 온도 수치까지 함께 정리했습니다.
정상 봉개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마다 저는 세 가지 기준으로 확인합니다. 첫째는 색상으로, 정상 봉개는 밝은 황갈색을 균일하게 띠는 반면 이상이 있으면 부분적으로 짙은 갈색이나 검은빛이 섞입니다. 둘째는 표면 형태로, 정상은 평평한데 이상 봉개는 오목하게 들어가거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셋째는 배열 밀도로, 정상 봉충판은 빈칸 없이 90% 이상 채워지는 반면 산란력이 떨어진 여왕벌의 봉충판은 빈칸이 듬성듬성 섞여 전체 면적의 30% 이상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세 가지 기준을 정하기 전에는 봉충판을 볼 때마다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판단이 흔들렸는데, 수치 기준을 세운 뒤로는 같은 소비를 다른 날 봐도 판단이 크게 달라지지 않게 됐습니다.
2025년 3월 9일 점검에서 소비 한 장의 봉개 일부가 거뭇하게 변한 것을 봤지만, 겨울철 저온 때문에 밀랍 색이 진해진 것으로만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3월 23일 재점검에서는 해당 부위가 전체 소비 면적의 20%까지 번져 있었고, 애벌레 색도 진주빛 대신 누런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지역 양봉협회에 문의해 부저병 의심 소견을 받았고, 결국 해당 소비는 폐기하고 벌통 전체를 소독해야 했습니다. 당시 같은 벌통의 다른 소비 9장은 모두 정상이었던 것을 보면, 초기에 발견했더라면 소비 1장만 격리하는 선에서 끝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이 일을 겪은 뒤로는 봉개 색 변화를 발견하면 크기와 무관하게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 2주 안에 확산 여부를 비교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2024년 가을에는 봉충판 빈칸 비율이 35%까지 올라간 여왕벌을 별다른 조치 없이 넘겼다가, 이듬해 봄 세력 회복이 다른 통보다 2주 이상 늦어졌습니다. 그 이후로는 빈칸 비율을 3주 연속으로 측정해 30% 이상이 유지되면 교체를 검토하는 기준을 세웠습니다. 2025년 5월에 같은 기준으로 여왕벌 한 마리를 교체했더니, 교체 3주 뒤 빈칸 비율이 8%까지 떨어졌습니다. 교체 전후로 산란권 소비 장수도 함께 기록해 보니, 교체 전 5장이던 것이 교체 6주 뒤 8장까지 늘어나 있었습니다.
2024년 7월 중순, 프로폴리스가 눌어붙은 방충망을 뜨거운 물에 담가 닦으면 빨리 지워질 것이라 생각하고 60도 정도의 물에 10분간 담갔습니다.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프로폴리스가 녹으면서 망 틈새로 더 넓게 퍼졌고, 식으면서 다시 굳어 오히려 처음보다 막힌 면적이 넓어졌습니다. 같은 방충망 3장을 다시 세척하는 데 원래보다 2배 가까운 시간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뜨거운 물에 담갔던 망 하나는 스텐 프레임이 살짝 휘어져 벌통에 다시 끼울 때 틈이 벌어지는 것까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이후로는 뜨거운 물 세척을 완전히 중단하고 저온 처리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뜨거운 물 실패 이후 오염된 방충망을 냉동실에 30분간 넣어 두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30분이 지나면 프로폴리스가 딱딱하게 굳어 칫솔로 문지르면 대부분 떨어졌고, 남은 잔여물은 소독용 에탄올을 뿌려 5분 정도 불린 뒤 닦아내니 완전히 제거됐습니다. 방충망 1장당 처리 시간을 재보니 냉동 30분과 별개로 실제 손질 시간은 8분 정도였고, 뜨거운 물 방식일 때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겨울철에는 냉동실 대신 바깥에 1시간 정도 걸어 두는 것만으로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2024년 여름에는 예비 방충망 없이 현장에서 바로 세척하려다 내검 시간이 하루 40분씩 더 걸렸습니다. 이후 예비 방충망을 3개 준비해 오염된 망을 즉시 교체하고, 분리한 망은 모아 뒀다가 주말에 한꺼번에 세척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이 방식을 적용한 뒤로는 내검당 방충망 관련 시간이 5분 이내로 줄었습니다. 봉장 전체 벌통 12개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예전 방식으로는 여름철 내검 하루에만 방충망 관리로 8시간 가까이 썼는데 순환 교체 방식으로 바꾼 뒤로는 1시간 이내로 줄어든 셈입니다.
2025년 1월, 프로폴리스 향을 진하게 내고 싶어 정제 밀랍 70%에 프로폴리스 찌꺼기 30%를 섞어 초를 만들었습니다. 불을 붙이자 10분도 안 돼 심지 주변이 새까맣게 막히며 불꽃이 꺼졌고, 다시 붙여도 5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만든 초 4개 중 3개가 비슷한 문제를 보였습니다. 이후 비율을 밀랍 82%, 프로폴리스 18%로 낮춰 다시 만들었더니 심지가 막히지 않고 40분 이상 안정적으로 탔습니다. 같은 비율로 다섯 개를 더 만들어 시험해 봤을 때도 다섯 개 모두 30분 이상 문제없이 연소되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이 배합비율을 표준으로 정했습니다.
중탕 온도를 재지 않고 눈대중으로 녹이다가 온도가 75도 가까이 올라간 적이 있는데, 그때 만든 초는 특유의 벌집 향이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조리용 온도계로 재면서 65도를 넘지 않게 관리했더니 향이 뚜렷하게 살아났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온도만 다르게 해 비교해 보니, 65도 이하로 녹인 초는 지인들에게 향이 좋다는 평을 받은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았습니다. 이후로는 재료를 불에 올릴 때마다 온도계를 옆에 두고 60도부터는 5도 단위로 계속 확인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고 있습니다.
몰드를 예열하지 않고 상온 그대로 사용했을 때는 초 10개 중 6개꼴로 표면 중앙이 2~3mm 정도 움푹 파였습니다. 이후 몰드를 40도 정도로 예열한 뒤 붓고 실온에서 서서히 식히는 방식으로 바꾸자, 같은 조건에서 파임이 발생한 초는 10개 중 1개로 줄었습니다. 남은 파임은 따뜻한 액상 밀랍을 2~3mm 두께로 덧부어 마감했습니다. 이 방식으로 마감한 초는 굳은 뒤 자세히 봐도 이어 붙인 자국이 거의 티가 나지 않아, 선물용으로 나눠 줄 때도 부담 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부저병 의심을 받았던 2025년 3월과 방충망을 뜨거운 물로 망쳤던 2024년 7월, 두 번의 실패로 진단 기준과 세척법을 수치로 정리하게 됐습니다. 프로폴리스 밀랍초도 배합비율과 온도 실험을 거쳐 이제는 실패 없이 안정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