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도봉 사고와 2023년 봉밀 폐기, 날짜와 수치로 남긴 실패 기록
2024년 4월 14일, 아카시아 개화가 예년보다 열흘 늦어지면서 저는 계상 타이밍을 잘못 판단해 분봉을 놓쳤습니다. 서양벌과 토종벌을 함께 3년째 키우면서 겪은 그 실패를 계기로, 계상 시기와 환기, 채밀 기준을 감이 아닌 수치로 다시 세웠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4년과 2025년 두 시즌의 기록을 나란히 비교하며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정리했습니다.
2024년 4월 14일 오후, 저는 단상 소비 8장 중 6장이 산란으로 채워진 것을 확인하고도 "며칠 더 지켜보자"며 계상을 미뤘습니다. 나흘 뒤인 4월 18일 아침, 소상 입구에 벌 무리가 뭉쳐 있는 것을 발견했고 오후 2시경 여왕벌과 함께 절반 가까운 개체가 인근 소나무 가지로 이동해 분봉이 발생했습니다. 사다리를 놓고 포획을 시도했지만 높이가 4미터가 넘어 결국 실패했고, 그해 그 봉군은 세력을 회복하는 데 약 5주가 더 걸렸습니다. 같은 시기 옆 봉군과 비교했을 때 채밀량 차이가 뚜렷하게 벌어졌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025년부터는 산란 소비 비율과 저녁 시간대 소문 앞 정체 벌 수를 매일 저녁 7시에 기록했습니다. 2025년 4월 9일, 산란 소비가 8장 중 6.5장(약 81%)에 도달하고 소문 앞에 정체된 벌이 눈대중으로 40마리를 넘어선 날, 바로 다음 날 오전 9시에 계상을 올렸습니다. 그 결과 그해에는 분봉 없이 시즌을 넘겼고, 봉군 세력도 6월 기준 전년 동시기 대비 소비 3장 분량 더 강했습니다.
계상을 올린 직후에는 봉충이 가득 찬 소비 2장을 계상 중앙으로 옮기고, 빈자리에는 소초광 2장을 넣습니다. 격왕판 통로는 벌이 몰리는 지점을 미리 넓혀두는데, 저는 2025년 3월에 격왕판 하단 통행 구멍을 기존보다 1.5배 넓힌 제품(개당 약 8천 원)으로 열 개를 교체했습니다. 교체 후 여왕벌이 계상으로 이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3일에서 1일로 줄었고, 초기 계상 산란 착수도 그만큼 빨라졌습니다. 또한 보온판과 개포를 두 겹으로 겹쳐 계상 내부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했는데, 4월 중순 새벽 최저기온이 8도까지 내려간 날에도 계상 내부 온도는 24도 선을 유지했습니다.
2024년 5월 20일 채밀 당시 굴절당도계로 측정한 수분 함량이 22%로 나와 발효 위험 기준(21% 이하)을 넘겼습니다. 원인은 개포와 계상 사이를 밀착시켜 환기 틈을 전혀 두지 않았던 데 있었습니다. 병입 후 상온 보관 3주 차에 12병 중 3병에서 표면에 기포가 올라오고 병뚜껑이 살짝 부풀어 결국 폐기했습니다. 손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병당 약 2만 원씩 총 6만 원 정도였지만, 그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컸습니다.
기존 계상 소비의 저밀량이 80% 이상 찼을 때 2단 계상을 올립니다. 2025년에는 6월 3일, 계상 소비 10장 중 8.5장이 저밀로 찬 시점에 2단을 올렸고, 이후 12일 만에 2단 소비의 60%가 다시 저밀로 채워졌습니다. 2단을 올릴 때는 기존 계상 소비 중 저밀이 가장 덜 찬 소비 2장을 2단으로 옮겨 외역봉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위로 유도했습니다.
2024년 실패 이후 개포와 계상 사이에 3mm 두께의 나무 쐐기를 네 귀퉁이에 끼워 틈을 만들고, 단상 소문도 기존 5cm에서 8cm로 넓혔습니다. 2025년 5월 22일 같은 시기에 측정한 수분 함량은 18.5%로 낮아졌고, 그해 채밀한 병 중 폐기한 병은 한 병도 없었습니다. 소문을 넓힌 뒤 도봉 피해가 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정오 무렵 순찰을 강화하면서 별다른 도봉 흔적 없이 시즌을 넘겼습니다.
저는 소비 한 장당 봉개 된 소방 비율이 80%를 넘는지 벌 솔로 표면을 살짝 걷어내며 확인합니다. 2025년 6월 15일 채밀에서는 소비 24장 중 20장(83%)이 기준을 충족해 채밀했고, 나머지 4장은 봉개율이 아직 60%대에 머물러 있어 일주일 뒤인 6월 22일 별도로 채밀했습니다. 두 차례로 나누어 채밀한 결과 전체 평균 수분 함량도 19% 선으로 고르게 유지됐습니다. 채밀 전날에는 소상 아래 채밀실 온도를 26도로 맞춰두는데, 온도가 낮으면 꿀 점도가 높아져 원심분리기 회전 시간이 평소보다 2분가량 더 걸리는 것을 경험으로 확인했습니다.
2024년 8월 초순,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긴 사흘 동안 소상 내부 온도를 재보니 38도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늘막을 설치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고, 그 기간 벌통 앞에서 죽은 벌을 하루 평균 15마리가량 발견했습니다. 2025년에는 7월 25일부터 검은색 대신 흰색 차광막을 설치해 같은 외부 기온에서도 소상 내부 온도를 32도 선으로 낮췄고, 폐사 개체 수도 하루 3마리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물그릇도 봉장 두 곳에 추가로 놓아 벌들이 이동하는 거리를 줄였습니다.
저는 매년 계상 시기, 저밀 진행률, 채밀일, 수분 함량을 엑셀 표로 기록합니다. 표는 봉군별로 시트를 나눠 관리하는데, 현재 운영 중인 봉군 6군 중 세력이 가장 강한 봉군과 가장 약한 봉군의 계상 시점 차이가 최대 9일까지 벌어진다는 것도 이 기록을 통해 처음 확인했습니다. 2024년과 2025년 데이터를 비교해 보니 계상 시기를 4일 앞당긴 것만으로 분봉 위험이 사라지고 채밀량은 전년 대비 약 18% 늘었습니다. 표에는 매일 아침 기온과 소문 앞 체류 벌 수도 함께 적어두는데, 이 기록 덕분에 2026년에는 월동 일벌 양성 시기를 8월 말에서 8월 15일로 앞당길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계상을 나흘 앞당기고 환기 틈 3mm를 더하고 차광막 색을 바꾼 것만으로 분봉과 발효, 폭염 피해를 모두 줄일 수 있었습니다. 2024년의 실패를 수치로 남겨두었기에 2025년의 판단이 가능했고, 이번 기록은 2026년 시즌 계획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