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도봉 사고와 2023년 봉밀 폐기, 날짜와 수치로 남긴 실패 기록
폭염과 장마, 장수말벌과 도봉은 양봉장의 작은 방심도 큰 피해로 이어지게 합니다. 스마트 센서 수치에만 의존해 놓쳤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내검을 병행하는 점검 루틴과 차광·환기·배수 관리법, 말벌 피해 예방, 안전한 사양과 화분떡 점검까지 실제 시행착오와 기록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2025년 8월 3일 낮 12시, 제가 관리하는 6군 벌통 중 3번 벌통의 스마트 센서는 내부 온도 36도, 습도 58%를 표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안전 범위라고 판단해서 저는 오후 내내 다른 벌통의 소비 정리 작업에만 매달렸고, 3번 벌통은 그날 하루 종일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저녁 7시쯤 마무리 점검을 하러 갔을 때, 벌통 입구 앞에 탈진해서 떨어진 일벌이 30마리 넘게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원인을 찾아보니 센서는 벌통 중앙부에 설치되어 있어서 평균 온도만 잡아냈고, 정작 문제가 된 곳은 오후 햇빛을 정면으로 받는 남서향 벽면 쪽이었습니다. 그쪽 소비 사이의 실제 온도는 42도 가까이 올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센서 수치만 믿고 현장 내검을 생략한 제 판단 실수였고, 이 일로 한 군에서만 일벌 개체수가 약 5% 가까이 줄어드는 손실을 봤습니다. 같은 날 그늘이 진 자리에 있던 나머지 5개 벌통은 정상적인 활동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는 폭염 자체가 아니라 벌통 위치별 편차를 놓친 제 관리 방식에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나서 저는 2025년 8월 5일부터 폭염특보가 발효된 날에는 센서 확인과 별개로 반드시 오후 1시와 4시, 하루 두 번은 직접 벌통을 열어 확인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특히 남향이나 서향으로 노출된 벌통은 그늘진 벌통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먼저 점검합니다.
내검할 때는 온도계 수치보다 벌들의 행동을 먼저 봅니다. 소문 앞에 벌들이 뭉쳐서 날갯짓으로 선풍 하는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었는지, 벌통 내부에서 나는 소리가 평소보다 날카롭고 높은 톤인지를 확인합니다. 이 루틴을 적용한 이후 같은 조건의 폭염일에도 탈진 폐사는 한 마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제 온도를 낮추기 위해 저는 2025년 8월 6일부터 문제가 됐던 3번 벌통과 같은 방향에 있던 벌통 두 곳에 추가로 차광막을 설치했습니다. 차광막은 벌통 상단에서 15센티미터 정도 띄워서 설치해 열기가 그대로 지붕에 닿지 않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소문 개폐 폭을 평소보다 넓혀 통풍량을 늘리고, 한낮에는 벌통 지붕 위에만 물을 가볍게 뿌려 기화열로 주변 온도를 낮췄습니다. 다만 나무로 된 벌통 몸통에는 물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했는데, 내부 습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오히려 응애나 곰팡이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조치 이후 일주일간 측정한 결과, 같은 오후 시간대 벌통 내부 온도가 평균 3~4도 낮아진 것을 센서로 확인했습니다. 차광막 재료로는 검은색 부직포보다 통기성이 좋은 은색 차광망을 사용했는데, 같은 두께 기준으로 벌통 표면 온도가 부직포 대비 약 2도 더 낮게 측정되어 이후로는 은색 차광망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2024년 7월 중순, 저는 장수말벌 트랩 설치를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해는 예년보다 말벌 출몰이 늦다고 판단해서 8월 초에나 트랩을 설치할 계획이었는데, 실제로는 7월 20일경부터 벌통 주변을 정찰하는 장수말벌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트랩 없이 방치한 열흘 사이, 벌통 한 곳에서 장수말벌에게 사냥당한 일벌 흔적이 하루 평균 10마리 이상 발견됐고, 봉군 전체가 소문 근처로 모이지 않고 안쪽 깊숙이 숨는 방어 행동을 보였습니다.
결국 7월 30일에야 트랩을 설치했는데, 이미 정찰벌들이 벌통 위치를 학습한 뒤라 초기보다 효과가 떨어졌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는 매년 7월 첫째 주에 미리 트랩을 설치하는 것으로 원칙을 바꿨습니다. 트랩은 페트병을 재활용해 직접 만든 것과 시판용 유인 트랩을 함께 써 봤는데, 같은 자리에 두었을 때 시판용 트랩의 포획 개체 수가 페트병 트랩보다 하루 평균 2~3마리 더 많아서 지금은 시판용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트랩만으로는 완전히 막을 수 없어서 소문 폭도 함께 조절합니다. 평소 일벌 두세 마리가 동시에 드나들 수 있던 소문을 말벌 활동기에는 한 마리씩만 통과할 수 있는 폭으로 좁힙니다. 좁힌 소문 앞에는 촘촘한 철망형 차단망을 덧대서 장수말벌이 직접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이렇게 소문을 좁히고 차단망을 설치한 이후에는 일벌들이 좁은 통로 한 곳에서 집단으로 방어하기 때문에 개별 사냥 피해가 크게 줄었습니다. 2025년 7월에는 같은 시기 대비 일벌 사냥 흔적이 하루 평균 2마리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장마철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저는 매년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벌통 주변 배수 작업을 미리 끝냅니다. 벌통이 놓인 자리 주변으로 폭 20센티미터, 깊이 10센티미터 정도의 물길을 파서 빗물이 고이지 않고 바로 빠지도록 만듭니다.
받침대 높이도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지면에서 15센티미터 높이 받침대를 썼는데, 2024년 7월 집중호우 때 받침대 아래까지 물이 차오른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는 최소 25센티미터 이상 높이의 받침대로 전부 교체했습니다. 뚜껑은 방수 포장으로 덮고 무거운 돌로 눌러 고정해 강풍에도 날아가지 않도록 합니다.
2024년 8월 초, 장마가 끝난 직후 밀원이 부족해 보여서 저는 설탕과 물을 1:1 비율로 묽게 섞은 사양액을 대낮에 급하게 급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급여 과정에서 흘린 사양액을 제대로 닦아내지 않은 채로 자리를 떴고, 두 시간쯤 뒤 돌아와 보니 옆 벌통에서 온 벌들이 몰려들어 도봉이 시작된 상황을 마주했습니다.
도봉을 막기 위해 급하게 소문을 최소로 줄이고 젖은 수건으로 흘린 사양액을 닦아냈지만, 이미 세력이 약한 벌통 한 곳은 자체 방어에 실패해 저장 꿀의 상당량을 약탈당했습니다. 이 일로 사양액 농도와 급여 시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후로는 설탕과 물 비율을 2:1로 진하게 만들고, 한 번에 주는 양도 벌통당 500밀리리터 이하로 줄여서 나눠 급여합니다. 급여 시간도 해가 완전히 진 뒤인 저녁 8시 이후로 고정했습니다. 벌들이 야간에는 도봉 행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훨씬 안전합니다.
급여기 주변에 흘린 액체가 없는지도 매번 확인하고, 급여 후 30분 안에 주변을 마른 천으로 닦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방식으로 바꾼 뒤 2025년 8월까지 도봉으로 인한 피해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외역 활동이 줄어드는 폭염·장마 기간에는 화분떡 상태를 3일에 한 번씩 점검합니다. 화분떡이 마르거나 곰팡이가 생기면 유충 육아에 필요한 단백질 공급이 끊겨 봉군 세력이 빠르게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2025년 8월 기준으로 화분떡 소비 속도를 기록해 보니, 무더위가 심한 시기에는 평소보다 소비 속도가 약 20% 빨라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점검 주기를 3일에서 2일로 단축했고, 이후 육아권 면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점검 주기를 단축하기 전인 2025년 7월에는 육아권 면적이 소비 3매 기준에서 2매 수준으로 줄어드는 벌통이 두 곳 있었는데, 주기 단축 이후인 8월에는 6개 벌통 모두 3매 이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여름에도 센서 수치 하나에 안심하지 않고, 매번 벌통을 직접 열어 확인하면서 3년째 이 작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숫자와 눈으로 본 것이 다를 때, 최종 판단은 항상 현장에서 내리고 있습니다. 2023년 처음 양봉을 시작했을 때는 이런 편차를 몰라서 손실을 많이 봤지만, 매년 실패한 부분을 구체적인 수치로 기록해 두면서 다음 해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방향으로 관리 방식을 조금씩 다듬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