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9월, 2026의 게시물 표시

기상 데이터와 벌 활동량 상관관계 관찰기

이미지
  양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저는 벌들의 활동이 대부분 꽃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꽃이 많이 피어 있으면 활발하게 움직이고, 꽃이 없으면 활동이 줄어드는 정도로 단순하게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봉장을 관리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변수들이 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날씨였습니다. 같은 꽃이 피어 있는 시기인데도 어떤 날은 벌통 앞이 분주했고, 어떤 날은 예상보다 조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해부터는 봉장 관찰 기록 옆에 기상 정보를 함께 적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별 의미 없는 메모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계절이 한 번 지나고 기록이 쌓이기 시작하자,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흐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록은 우연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어느 봄날 아침이었습니다. 전날과 비슷한 꽃이 피어 있었고 벌통 상태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평소 활발하게 드나들던 벌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적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봉군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점심 무렵 다시 확인했을 때는 아침과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벌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소문 앞도 평소처럼 분주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날씨를 다시 확인하다가 문득 생각했습니다. 혹시 아침 기온 때문이었을까. 그날 이후 저는 벌통 기록과 함께 기상 정보도 적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맑은 날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 기록을 시작했을 때 저는 단순하게 예상했습니다. 맑은 날이면 벌들이 많이 활동하고 흐린 날이면 적게 활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기록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았습니다. 맑은 날인데도 기대보다 활동이 적었던 날이 있었고, 반대로 흐린 하늘 아래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벌들이 움직이는...

기상 데이터와 벌 활동량 상관관계 관찰기

이미지
  양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저는 벌들의 활동이 대부분 꽃의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꽃이 많이 피어 있으면 활발하게 움직이고, 꽃이 없으면 활동이 줄어드는 정도로 단순하게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봉장을 관리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변수들이 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날씨였습니다. 같은 꽃이 피어 있는 시기인데도 어떤 날은 벌통 앞이 분주했고, 어떤 날은 예상보다 조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해부터는 봉장 관찰 기록 옆에 기상 정보를 함께 적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별 의미 없는 메모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계절이 한 번 지나고 기록이 쌓이기 시작하자,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흐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록은 우연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어느 봄날 아침이었습니다. 전날과 비슷한 꽃이 피어 있었고 벌통 상태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평소 활발하게 드나들던 벌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적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봉군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점심 무렵 다시 확인했을 때는 아침과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벌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소문 앞도 평소처럼 분주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날씨를 다시 확인하다가 문득 생각했습니다. 혹시 아침 기온 때문이었을까. 그날 이후 저는 벌통 기록과 함께 기상 정보도 적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맑은 날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 기록을 시작했을 때 저는 단순하게 예상했습니다. 맑은 날이면 벌들이 많이 활동하고 흐린 날이면 적게 활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기록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았습니다. 맑은 날인데도 기대보다 활동이 적었던 날이 있었고, 반대로 흐린 하늘 아래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벌들이 움직이는...

1년치 벌통 무게 기록으로 본 채밀 최적 시점

이미지
양봉을 시작한 초반에는 채밀 시기를 판단할 때 벌통을 열어 소비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에 주로 의존했습니다. 물론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중요하지만, 매번 벌통을 열어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채밀철이 가까워질수록 "지금 채밀해야 할까, 조금 더 기다려야 할까" 하는 고민이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는 벌통 무게를 꾸준히 기록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무게 변화가 실제 채밀 시기 판단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확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1년 동안 기록을 이어가고 나니 예상보다 흥미로운 점이 많았습니다. 이번 글은 특정 수치를 제시하며 정답을 말하는 글이 아닙니다. 오히려 1년 동안 벌통 무게를 기록하면서 어떤 흐름을 발견했는지, 그리고 채밀 시기 판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정리한 기록에 가깝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무게만 적어두었다 기록을 시작할 때는 특별한 목적이 없었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벌통 무게를 적어두고 나중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자는 정도였습니다. 처음 몇 주 동안은 솔직히 큰 의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무게가 늘어난 날도 있었고 거의 변화가 없는 날도 있었습니다. 기록장에는 숫자만 늘어났지만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기록이 한 달, 두 달 쌓이자 조금씩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날씨가 좋고 밀원이 풍부한 시기에는 무게 변화가 비교적 꾸준하게 나타났고, 반대로 꽃이 줄어들거나 비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하루 기록보다 주간 흐름이 더 중요했다 처음에는 전날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루 변화만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온 다음 날과 맑은 날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았습니다. 벌들의 활동량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며칠 ...

밀원 부족 시기 대체 급이 레시피 실험

이미지
  양봉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꽃이 피는 계절이면 벌들이 알아서 충분한 먹이를 구해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몇 해 봉장을 지켜보니 꽃이 보인다고 해서 항상 밀원이 충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화가 끝나가는 시기나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이어지면 벌들의 움직임도 달라졌습니다. 특히 주요 밀원이 끝나고 다음 밀원이 이어지기 전의 공백기는 늘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특정한 한 가지 급이법을 정답처럼 소개하기보다는 제가 대체 급이를 준비하면서 비교했던 방법과 실제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했는지를 리뷰 형식으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설탕물을 주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대체 급이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은 설탕을 물에 녹여 공급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드는 과정 자체만 놓고 보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봉장에서 급이를 해보려고 하니 고민할 것이 하나둘 생겼습니다. 언제 시작할 것인지, 얼마나 준비할 것인지, 벌들이 제대로 가져가는지는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등 실제 관리 과정은 단순한 레시피보다 복잡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급이를 했다는 사실보다 현재 봉군에 정말 보충 급이가 필요한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밀원이 잠깐 줄었다고 습관적으로 급이하는 방식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레시피 A, 기본적인 설탕물부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시험한 방식은 특별한 첨가물을 넣지 않은 단순한 설탕물이었습니다. 제가 이 방법부터 시작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료가 단순하면 급이 후 벌들의 반응을 관찰하기도 비교적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잘 먹는지만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급이하다 보니 먹어가는 속도 하나만으로 상태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가 다르고 봉군의 상태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급이통이 비었는지만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결정꿀 재액화 방법별 차이 비교

이미지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보관해 둔 꿀 가운데 유난히 뿌옇게 변하거나 바닥부터 굳기 시작하는 병이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 양봉을 시작했을 때는 꿀이 굳으면 보관을 잘못한 것부터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이 생기는 것은 꿀 속 포도당 등이 결정으로 형성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굳은 꿀을 다시 액상으로 만들고 싶을 때였습니다. 따뜻한 곳에 두는 방법도 있고 물에 담가 천천히 데우는 방법도 있으며, 급할 때는 더 강한 열을 사용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직접 꿀을 다루다 보니 단순히 빨리 녹이는 것만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먼저 비교해 본 재액화 방법 방법 장점 아쉬운 점 제가 중요하게 본 부분 따뜻한 실내에 두기 별도 장비가 거의 필요 없다 결정 상태에 따라 변화가 더딜 수 있다 급하지 않은 소량 보관꿀에 부담이 적었다 따뜻한 물에 중탕 용기 주변을 비교적 고르게 데울 수 있다 물의 온도와 용기 상태를 계속 살펴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상태를 확인하며 작업하기 좋았다 직접 강하게 가열 빠르게 열을 전달하기 쉽다 부분적으로 지나치게 뜨거워질 가능성을 신경 써야 한다 속도보다 열 관리가 더 걱정됐다 이 표를 만들어놓고 보면 어느 한 방법이 무조건 최고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꿀의 양과 굳은 정도, 담아둔 용기까지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능한 한 빨리 녹이는 방법보다는 상태를 살피면서 천천히 열을 전달할 수 있는 쪽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방법 1. 따뜻한 장소에 두고 기다려보기 결정이 심하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따뜻한 환경으로 옮겨두는 것입니다. 별도의 장비를 꺼낼 필요가 없다는 것은 확실한 장점입니다. 다만 이미 병 전체가 단단하게 결정된 상태라면 기다린다고 해서 제가 원하는 상태로 금방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용량이 큰 병은 겉 부분...

토종벌 자연분봉 관찰 일지

이미지
  토종벌을 키우면서 몇 번을 봐도 신기한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한 봉군이 둘로 나뉘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자연분봉입니다. 책이나 글로 분봉 과정을 읽었을 때와 실제 봉장 앞에서 벌들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바라볼 때의 느낌은 상당히 달랐습니다. 처음 자연분봉을 목격했을 때는 무슨 문제가 생긴 줄 알았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벌이 벌통 주변을 날고 있었고 주변까지 소란스러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금 떨어져 흐름을 지켜보니 벌들은 무작정 흩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한쪽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결국 하나의 덩어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이후부터 저는 분봉철이 다가오면 벌통 내부만 살피기보다 봉장 주변의 변화까지 함께 관찰하고 있습니다. 1단계, 평소와 다른 봉장의 분위기를 살펴본다 제가 자연분봉을 관찰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벌통부터 열어보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벌통 입구와 주변의 움직임을 지켜봅니다. 일벌들이 꽃가루를 달고 차분하게 들어가는 평소 모습과 많은 벌들이 동시에 주변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다만 활동량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분봉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한두 장면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잠시 자리를 잡고 전체적인 움직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보는 편입니다. 자연분봉 사례를 살펴보아도 벌들이 벌통에서 대량으로 나온 뒤 기존 벌통 주변을 날다가 가까운 곳에 모이는 과정이 관찰됩니다. 토종벌 자연 분봉시기와 분봉하는 과정 및 방법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1-f5ea71】 2단계, 벌들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따라가 본다 벌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저는 벌통 바로 앞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전체 방향을 봅니다. 처음에는 수많은 벌이 제각각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 어디를 봐야 할지 정신이 없습니다. 이때 성급하게 벌을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어디로 모이는지...

벌통 온습도 센서 데이터로 본 겨울나기 패턴

이미지
  겨울이 가까워질 때마다 제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벌통을 열어보지 않고도 안쪽 상황을 어느 정도 알 수 없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자주 내검하기도 부담스럽고,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한 벌통 안에서 벌들이 어떻게 겨울을 보내는지 알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겨울에는 몇 개 벌통에 온습도 센서를 설치하고 기록을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온도가 몇 도인지 확인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주 동안 기록을 보다 보니 중요한 것은 어느 한순간의 숫자가 아니라 하루 동안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며칠 동안 어떤 흐름이 이어지는지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매일 숫자만 확인했다 센서를 설치한 초기에는 아침저녁으로 휴대전화에 표시되는 온도와 습도를 확인했습니다. 처음 며칠은 새로운 장난감이라도 생긴 것처럼 수시로 들여다봤습니다. 바깥 기온이 내려가면 벌통 내부도 바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실제 기록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밖이 추워지는 시간과 내부 온도가 움직이는 시간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았고, 같은 봉장에 있는 벌통끼리도 기록 모습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여기서부터 저는 절대적인 숫자보다 각 벌통이 평소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기록해 두는 게 더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추운 날 오히려 그래프를 더 오래 보게 됐다 기온이 크게 떨어진 날이면 예전에는 벌통 밖에서 소문 상태를 살펴보는 정도였습니다. 센서를 설치한 뒤에는 자연스럽게 내부 기록도 함께 확인하게 됐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외부 기온 변화가 그대로 벌통 안쪽에 복사되듯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벌들이 모여 겨울을 나는 만큼 내부에는 나름의 변화 패턴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디지털 센서를 이용한 국내 연구에서도 외부 온도가 변하는 상황에서 벌통 중심부 온도를 관찰해 월동 상태를 분석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

봉군 임대(수분용) 계약 경험담

이미지
  작년 봄, 저는 근처 딸기 농장에서 수분용 봉군 임대를 부탁받았습니다. 그동안 판매나 자가 채밀만 해왔지 봉군을 빌려주는 건 처음이라, 계약부터 회수까지 겪었던 과정을 Q&A로 정리해 봅니다. 이런 임대 경험을 공유하는 글이 많지 않아서, 저처럼 처음 제안받으신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지역마다 관행이나 시세가 다를 수 있으니, 이 경험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봐주시길 바랍니다. 의뢰를 받고 처음 고민했던 것들 Q. 처음 제안받았을 때 어떤 고민이 있었나요?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벌통을 낯선 환경으로 옮기면 벌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였습니다. 딸기 농장은 비닐하우스 안이라 제 봉장과는 환경이 완전히 다른데, 이런 폐쇄된 공간에서 벌들이 잘 적응할지 걱정이 됐습니다. 동호회에 물어보니 실제로 수분용 임대를 해본 분들이 몇 분 계셔서, 그분들 경험을 참고했습니다. 제안을 받고 며칠 동안은 수락해야 할지 고민만 하다가, 결국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결정했습니다. Q. 계약서는 어떻게 작성하셨나요? 저는 처음이라 표준 양식이 있는지부터 찾아봤는데, 딱 맞는 표준 계약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임대 기간, 임대료, 봉군 상태에 대한 상호 확인 사항, 벌통 손상 시 배상 기준 정도를 담아 직접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특히 벌통 반환 시 세력이 처음보다 얼마나 줄어드는 게 정상 범위인지를 미리 합의해 두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을 들어서, 이 부분도 계약서에 명시했습니다. 농장주분도 이런 계약이 처음이라고 하셔서, 서로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참고해 가며 조항을 하나씩 채워나갔습니다. 봉군을 옮기는 과정에서 겪은 일 Q. 봉군 이동은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해가 진 뒤 벌들이 모두 벌통 안으로 들어온 시간에 소문을 막고 트럭으로 옮겼습니다. 이동 중 벌통이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했는데, 그래도 도착해서 소문을 열었을 ...

초봄 화분떡 먹이기 타이밍 실패와 교정

이미지
  3년 전 첫겨울을 넘기고 맞은 초봄, 저는 화분떡을 언제부터 넣어줘야 하는지 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너무 일찍 넣었다가 벌들이 예상보다 빨리 산란을 시작해 버려서 오히려 낭패를 봤던 그해의 실패담을 정리해 봅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급했던 마음이 화를 불렀던 경험이었는데, 그때는 그저 남들보다 빨리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이 글이 저처럼 처음 화분떡 타이밍을 고민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너무 서둘렀던 첫 시도 그해 2월 중순, 날씨가 며칠 따뜻하다는 예보를 보고 저는 서둘러 화분떡을 벌통에 넣었습니다. 책에서 "이른 봄 화분떡 급여로 조기 산란을 유도한다"는 문구를 읽고, 저도 얼른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화분떡을 넣은 지 며칠 만에 여왕벌이 산란을 시작했다는 신호가 보였고, 저는 이게 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호회에 산란이 시작됐다고 자랑스럽게 글을 올리기까지 했는데, 지금 보면 조금 부끄러운 기억입니다. 그런데 화분떡을 넣은 지 열흘쯤 지나자 다시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이미 산란이 시작된 벌통은 육아를 위해 벌통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세력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추워지니 육아권 유지에 부담이 컸던 것 같습니다. 소상을 열어보니 애벌레 몇 개가 냉해를 입은 것처럼 색이 변해 있었습니다. 자랑스럽게 글을 올렸던 그 산란 소식이, 며칠 만에 걱정거리로 바뀐 셈이었습니다. 당황해서 취했던 조치들 저는 이 상황을 보고 당황해서 급하게 보온재를 추가로 덧붙였습니다. 개포 위에 담요를 하나 더 얹고, 벌통 주변에도 스티로폼 판을 세워 바람을 막았습니다. 다행히 그 뒤로 추가 피해는 없었지만, 이미 냉해를 입은 애벌레들은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세력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그해 봄 내내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른 벌통들은 이미 순조롭게 세력을 키워가는데, 이 통만 유독 뒤...

폭염기 벌통 그늘막 설치 전후 비교

이미지
  작년 여름 폭염이 유독 심했던 날, 저는 벌통 앞에서 일벌들이 무리 지어 바깥으로 나와 매달려 있는 걸 처음 봤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더위를 피하려는 행동이라고 해서, 그해 늦게라도 그늘막을 설치했습니다. 올해는 아예 여름이 오기 전부터 미리 설치해 두고, 설치 전후를 비교해 봤습니다. 처음 그 광경을 봤을 때는 무슨 큰일이 난 줄 알고 한참을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매년 여름이 더 뜨거워지는 것 같아서, 이런 대비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비교 조건 비교 대상은 그늘막을 설치한 벌통 다섯 군과, 기존 위치 그대로 둔 벌통 다섯 군입니다. 그늘막은 차광막을 지지대에 걸어 벌통 위쪽에서 오후 햇빛을 가리는 형태로 설치했습니다. 관찰은 한여름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긴 날들을 기준으로, 오후 2시경 벌통 앞 상황을 촬영하고 기록했습니다. 열흘 남짓한 폭염 기간 동안 매일 같은 시간에 확인해서, 최대한 조건을 맞추려 노력했습니다. 구분 그늘막 설치 그늘막 미설치 매달림 행동 발생 빈도 거의 없음 고온일 대부분 발생 소문 앞 활동량(체감) 평소와 비슷 눈에 띄게 둔함 물 나르는 벌 수 평소 수준 확연히 증가 벌통 내부 온도(손등 체감) 따뜻한 정도 뜨거울 정도 설치 수고 지지대, 차광막 설치 필요 없음 표만 놓고 보면 그늘막 쪽이 거의 모든 항목에서 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일하게 설치 수고 항목에서는 미설치 쪽이 유리합니다. 결국 이 표는 "효과는 확실하지만 손이 아예 안 가는 건 아니다...

방충복 브랜드별 여름철 착용감 비교

이미지
  여름철 방충복은 벌 쏘임을 막아주는 만큼 더위와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3년 동안 방충복을 세 번 바꿔봤는데, 브랜드마다 통풍성과 착용감이 생각보다 차이가 커서 이번에 그 경험을 정리해 봅니다. 방충복은 한 번 사면 몇 년은 쓸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매번 아쉬운 점이 생겨서 결국 세 번이나 바꾸게 됐습니다. 특정 브랜드를 추천하거나 비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원단과 구조에 따라 실제로 어떤 차이가 나는지 공유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첫 방충복, 가격만 보고 골랐던 실패 양봉을 처음 시작할 때는 가격이 가장 저렴한 제품을 골랐습니다. 브랜드는 따로 밝히지 않겠지만, 원단이 두껍고 통풍구가 거의 없는 형태였습니다. 첫여름에 이 방충복을 입고 한 시간 정도 내검했더니 온몸이 땀으로 젖었고, 등 쪽에 땀띠가 심하게 올라와 며칠을 고생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만족했던 것도 잠시, 결국 그해 여름이 끝나기도 전에 새 제품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격표만 보고 원단이나 통풍 구조는 전혀 확인하지 않았던 게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두 번째, 메시 원단 제품으로 바꾼 뒤 다음으로 산 제품은 전신 메시 원단으로 된 방충복이었습니다. 확실히 통풍은 훨씬 나아졌고, 땀이 나도 옷 안에 갇히는 느낌이 덜했습니다. 다만 이 제품은 원단이 얇아서 벌침이 완전히 뚫고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살짝 닿는 느낌이 나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쏘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서늘한 감각이 신경 쓰여서 내검 중에 자꾸 신경이 분산되는 게 단점이었습니다. 특히 팔꿈치나 어깨처럼 원단이 몸에 밀착되는 부위에서 이런 느낌이 더 자주 들었습니다. 가격은 첫 제품보다 두 배 가까이 비쌌는데, 여름 두 철을 쓰고 나니 원단 이곳저곳이 늘어나고 지퍼도 헐거워졌습니다. 내구성 면에서는 가격만큼의 값을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자주 여닫는 얼굴 망 지퍼 부분이 가...

벌통별 산란량 기록표 작성법과 활용 사례

이미지
  벌통이 늘어나면서부터 저는 어느 통이 산란이 왕성하고 어느 통이 부진한 지 감으로만 파악하는 게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벌통별로 산란 상태를 간단히 기록하는 표를 만들어 쓰고 있는데, 이번엔 그 방식과 실제로 도움이 됐던 사례를 정리해 봅니다. 통 수가 몇 개 안 될 때는 그냥 다 기억이 났는데, 통이 늘어나니 어제 봤던 게 몇 번 통이었는지도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사소한 혼란이 반복되면서, 결국 뭔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록표는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쓰는 기록표는 간단합니다. 벌통 번호, 내검 날짜, 산란된 소비 매수, 알·애벌레·봉개 비율을 대략적으로(예: 3:4:3처럼) 적고, 특이사항을 한 줄 메모하는 방식입니다. 처음엔 더 세밀하게 기록하려고 했는데, 매번 내검할 때마다 너무 많은 항목을 적으려니 오히려 기록 자체를 미루게 돼서, 지금은 이 정도로 간소화했습니다. 처음 만들었던 양식에는 온도, 날씨, 급이 여부까지 다 넣었었는데, 결국 한 달도 못 가서 쓰지 않게 됐던 경험이 있습니다. 벌통 번호 산란 소비 매수 알:애벌레:봉개 비율 특이사항 1번 5매 3:4:3 양호 2번 3매 1:3:6 알 적음, 관찰 필요 3번 6매 4:3:3 양호 4번 2매 0:2:8 산란 정지 의심 이 표는 실제로 지난달 내검 때 작성한 기록 중 하나를 예시로 가져온 것입니다. 이렇게 한 줄씩 쌓이면, 나중에 벌통별로 시간에 따른 변화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매주 이렇게 표를 채워가다 보...

소포자충 검사 의뢰 과정과 결과 해석법

이미지
  작년 봄, 저는 유독 활동이 둔한 벌통 하나를 두고 응애도 아니고 질병도 뚜렷하지 않은데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호회에서 소포자충 검사를 받아보라는 조언을 듣고 처음으로 검사를 의뢰했는데, 그 과정과 결과를 해석하는 데 겪었던 시행착오를 Q&A로 정리해 봅니다. 이런 검사는 저처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의뢰 방법부터 결과 해석까지 모든 단계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어서, 제 경험이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검사 의뢰 전에 궁금했던 것들 Q. 소포자충이 뭔가요? 저도 처음엔 정확히 몰랐는데, 벌의 소화기관에 감염되는 미세한 기생 곤충이라고 들었습니다. 감염되면 벌의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세력이 서서히 약해진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눈으로 봐서는 특별한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다른 질병과 다른 점이었습니다. 부저병이나 응애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흔적이 없어서, 저는 처음에 이게 정말 원인일지 반신반의했습니다. Q. 검사는 어디에 의뢰하나요? 저는 지역 가축위생시험소에 문의했는데, 소포자충 검사도 가능하다고 안내받았습니다. 다만 담당 부서가 일반 질병 신고 창구와는 다를 수 있어서, 전화로 미리 확인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처음에 엉뚱한 부서로 전화했다가 다시 안내받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부저병 신고했을 때와는 다른 부서라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는데, 이런 세부 구분은 미리 알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샘플 채취와 접수 과정 Q. 샘플은 어떻게 준비하나요? 살아있는 일벌 30~50마리 정도를 채집해서 밀폐 용기에 담아 보내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저는 활동이 둔했던 그 벌통에서 소문 앞에 있는 벌들을 조심스럽게 채집했는데, 벌을 다치지 않게 잡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채집한 벌은 냉장 보관 후 최대한 빨리 접수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아서, 그날 오후 바로 우체국으로 향했습니다. 급하게 준비하느라 용기에...

말벌 트랩 위치별 효과 비교

이미지
가을만 되면 말벌 때문에 봉장 전체가 긴장 상태가 됩니다. 몇 년 동안 트랩을 여기저기 옮겨가며 설치해 봤는데, 위치에 따라 효과 차이가 꽤 크다는 걸 느끼고 이번엔 세 곳을 같은 시기에 비교해 봤습니다. 장수말벌 몇 마리가 벌통 앞에 나타나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세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걸 겪어본 뒤로, 트랩 위치 하나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년 같은 자리에 습관적으로 트랩을 걸어두다가, 이번엔 정말 효과가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제대로 따져보고 싶었습니다. 비교한 세 위치와 조건 제가 비교한 위치는 벌통 바로 옆(1미터 이내), 봉장 외곽(10미터 이상 떨어진 지점), 그리고 봉장 진입로 입구였습니다. 트랩은 같은 제품으로 4개씩 준비했고, 유인액도 과즙과 식초를 같은 비율로 섞어 동일하게 채웠습니다. 설치 기간은 2주였고, 매일 아침 포획된 말벌 수를 세어 기록했습니다. 유인액은 일주일에 한 번씩 세 위치 모두 동시에 교체해서, 이 부분에서는 조건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구분 벌통 바로 옆 봉장 외곽 진입로 입구 일평균 포획 수 약 2마리 약 7마리 약 4마리 벌통 앞 말벌 공격 빈도 줄지 않음 눈에 띄게 감소 다소 감소 일벌 유인 부작용 일벌도 함께 포획됨 거의 없음 가끔 있음 유인액 소진 속도 빠름(포획량 적어도 증발 빠름) 보통 보통 관리 편의성 매일 확인 쉬움 이동해서 확인해야 함 비교적 쉬움 표를 정리하면서, 위치마다 장단점이 뚜렷하게 나뉜다는 걸 ...

장마철 여과망이 막혔던 날 - 채밀 후 여과·숙성·병입 재정비기

이미지
  작년 장마철, 저는 채밀을 마치고 여과 작업을 하다가 여과망이 완전히 막혀버린 걸 겪었습니다. 습도가 너무 높아서 꿀 자체가 평소보다 끈적하고 걸쭉해졌던 게 원인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여과부터 병입까지 전체 과정을 다시 손봤는데, 그 재정비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해 봅니다. 채밀 자체는 몇 년째 해왔지만, 여과 단계에서 이런 문제를 겪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1단계. 문제를 처음 발견한 순간 채밀을 마치고 늘 하던 대로 100 메시 여과망에 꿀을 부었는데, 평소라면 30분 안에 다 빠질 양이 두 시간이 지나도 절반도 안 내려갔습니다. 여과망을 들여다보니 꿀이 마치 젤리처럼 뭉쳐서 망 표면을 그대로 덮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장마가 며칠째 이어지던 중이라 실내 습도도 평소보다 훨씬 높았는데, 그게 꿀의 점도에까지 영향을 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습도계를 확인해 보니 실내가 80%를 넘고 있었는데, 평소엔 이 수치를 신경 써본 적도 없었습니다. 2단계. 임시로 취한 조치 일단 급한 대로 여과망을 뒤집어 두드려가며 막힌 부분을 풀어보려 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결국 그날은 작업을 중단하고, 꿀을 담은 통을 그대로 실내 건조한 곳으로 옮겨뒀습니다. 다음 날 제습기를 틀어 실내 습도를 낮춘 뒤 다시 여과를 시도했더니, 그제야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이 경험으로 저는 여과 작업 자체가 실내 습도의 영향을 이렇게까지 크게 받는다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채밀량이 많았던 해라 하루를 그냥 흘려보낸 게 못내 아쉬웠지만, 무리해서 밀어붙이지 않은 게 결과적으로는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3단계. 여과 방식을 다시 짜다 그 뒤로 저는 장마철에는 채밀 직후 바로 여과하지 않고, 우선 미온으로 살짝 데워 점도를 낮춘 다음 여과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온도를 너무 높이면 꿀의 효소나 향이 변할 수 있다고 들어서, 40도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중탕으로 ...

프로폴리스 채취, 냉동 채취법으로 순도를 잡기까지

이미지
  프로폴리스를 처음 채취하려고 했을 때, 저는 그저 벌통 틈새에 낀 걸 긁어내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고, 몇 번의 실패 끝에 냉동 채취법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겨우 쓸 만한 순도의 프로폴리스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프로폴리스는 다른 양봉 산물에 비해 정보도 많지 않아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씩 알아가야 했던 소재였습니다. 긁어내기부터 시작한 첫 시도 처음에는 벌통 틈새와 소비 프레임 가장자리에 붙은 프로폴리스를 끌칼로 긁어냈습니다. 여름철이라 프로폴리스가 물렁해서 끌칼에 계속 들러붙었고, 긁어낸 덩어리에는 나무 부스러기와 벌통 페인트 조각이 섞여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모은 첫 배치를 나중에 알코올에 녹여봤더니, 바닥에 이물질이 잔뜩 가라앉아 있는 걸 보고 이건 쓸 수 없겠다는 걸 바로 알았습니다. 몇 시간을 들여 모은 결과물이 통째로 쓸모없어진 걸 확인했을 때는 허탈함이 컸습니다. 그 뒤로 몇 번 더 여름철에 채취를 시도했는데, 매번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습니다. 물렁한 프로폴리스는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고 늘어지면서 다른 이물질을 함께 끌고 왔습니다. 채취 자체에 들이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는데, 결과물은 매번 순도가 낮아서 결국 버리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여름 한 철 동안 세 번을 시도했는데, 세 번 모두 비슷한 결과라 그쯤 되니 방법 자체가 잘못됐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냉동 채취법을 알게 된 계기 이 문제를 동호회에 올렸더니, 한 분이 프로폴리스 채취용 그물망을 벌통 위에 깔아 두고 겨울에 통째로 얼려서 떼어내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프로폴리스는 차가워지면 딱딱해지고 부서지기 쉬운 성질이 있어서, 얼린 상태에서는 이물질 없이 깔끔하게 분리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도 반신반의했는데, 여름철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겨울에 채취한다는 발상 자체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반신반의하며 그해 가...

서양종 여왕벌 인공수정 견학 후기

이미지
  지난달, 저는 인공수정 기술을 보유한 종봉장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책으로만 봤던 여왕벌 인공수정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 자리에서 기술자분께 이런저런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날 나눈 대화를 정리해 봅니다. 3년 차 양봉인으로서 자연 교미 외의 세계는 거의 접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견학으로 시야가 한층 넓어진 느낌이었습니다. 견학은 지인을 통해 우연히 기회가 닿았는데, 평소에는 일반인에게 잘 공개되지 않는 곳이라고 해서 더욱 긴장되는 마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인공수정을 시작하게 된 계기 Q. 인공수정을 왜 하시게 됐나요? "자연 교미로는 원하는 형질을 일관되게 만들기가 어려워요. 특정 계통의 우수한 형질, 예를 들어 온순한 성격이나 응애 저항성 같은 걸 확실하게 다음 세대로 넘기려면 인공수정만큼 정확한 방법이 없습니다. 자연 교미는 주변에 어떤 수벌이 있는지 통제할 수 없으니까요." 기술자분은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자연 교미의 경우 반경 몇 킬로미터 안의 아무 수벌과나 교미가 이뤄질 수 있어 형질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덧붙이셨습니다. 저는 이 설명을 들으면서, 자연스러운 게 항상 최선은 아닐 수 있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제가 그동안 막연히 "자연스러운 방식이 더 좋겠지"라고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다른 관점을 얻은 순간이었습니다. 형질을 확실하게 관리하고 싶은 대형 종봉장 입장에서는, 이런 정밀한 개입이 오히려 더 책임 있는 방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시술 과정을 지켜보며 Q. 시술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나요? "여왕벌을 마취하고, 현미경으로 보면서 정밀 기구로 정액을 주입합니다. 이 과정 자체는 몇 분 안 걸리는데, 그 전후 준비 과정이 훨씬 오래 걸려요. 정액을 채취하는 것부터가 숙련이 필요한 작업이거든요." 수벌에서 정액을 채취하는 과정만 해도 여러 마...

자연왕대 vs 인공왕대 성공률 비교 기록

이미지
  봉군을 늘리는 방법으로 저는 자연왕대와 인공왕대를 둘 다 시도해 봤습니다. 어느 쪽이 더 안정적으로 성공하는지 궁금해서, 지난 2년 동안 시도한 결과를 기록해 뒀는데 이번에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표본이 많지 않은 개인 기록이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지만,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공유해 봅니다. 지역과 벌통 조건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미리 말씀드립니다. 기록 방법과 기준 제가 말하는 "성공"은 새 여왕벌이 무사히 교미를 마치고 정상적으로 산란을 시작한 경우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왕대가 나왔다고 무조건 성공으로 치지 않고, 최종적으로 산란까지 확인된 경우만 셌습니다. 자연왕대는 봉군이 자체적으로 만든 왕대를 그대로 두는 방식이었고, 인공왕대는 제가 직접 유충을 이식해 왕대를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산란 확인은 왕대 형성일로부터 약 3~4주 뒤, 소비를 열어 알 상태를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했습니다. 구분 2024년 2025년 자연왕대 시도 횟수 6회 5회 자연왕대 성공 횟수 4회 4회 인공왕대 시도 횟수 8회 10회 인공왕대 성공 횟수 5회 7회 표로 정리하고 나니, 인공왕대의 시도 횟수가 해마다 늘어난 게 눈에 띄었습니다. 자연왕대만으로는 필요한 만큼 봉군을 늘리기 어려웠던 저의 사정이 이 숫자에도 그대로 드러난 것 같습니다. 수치로 드러난 부분 단순 비율로만 보면 자연왕대 쪽이 두 해 모두 조금 더 높은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2024년엔 자연왕대가 6회 중 4회, 인공왕대는 8회 중 5회였고, 2025년...

양봉 보험 가입 후기와 청구 절차

이미지
  작년 봄, 저는 처음으로 양봉 관련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그동안은 "설마 큰일 있겠나" 싶어 미뤄왔는데, 이웃 농가에서 태풍으로 벌통 여러 개를 한꺼번에 잃는 걸 보고 나서 마음을 바꿨습니다. 가입 과정과 실제 청구까지 겪어본 경험을 Q&A 형식으로 정리해 봅니다. 보험이라는 게 평소엔 필요성을 잘 못 느끼다가도, 막상 주변에서 피해 사례를 보면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아직 가입을 미루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가입 전에 궁금했던 것들 Q. 양봉 보험이라는 게 따로 있나요? 네, 정확히는 농작물재해보험의 한 종류로 벌통이 포함되는 상품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걸 처음엔 몰랐다가, 지역 농협에 문의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일반 보험사가 아니라 농협을 통해 가입하는 구조라, 저처럼 보험 자체를 낯설어하는 사람은 어디서 알아봐야 할지부터 헤매기 쉽습니다. 저는 처음에 일반 손해보험 상품인 줄 알고 보험사 몇 곳에 전화를 돌렸다가 헛수고만 했습니다. Q. 어떤 피해까지 보장되나요? 제가 가입한 상품은 태풍, 폭설, 화재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벌통 손실을 보장한다고 안내받았습니다. 다만 질병이나 응애 같은 병해충으로 인한 손실은 보장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부저병 같은 질병도 당연히 포함될 줄 알았는데, 담당자분 설명을 듣고서야 자연재해와 질병이 완전히 다른 범주로 취급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부분을 미리 알았다면 가입 전 기대치를 좀 더 정확하게 잡았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청구를 시도하고 나서야 세부 조건을 하나씩 알아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장 범위가 생각보다 좁게 느껴져 처음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가입을 진행했습니다. 가입 절차에서 겪은 일들 Q. 가입 절차는 복잡했나요? 서류 자체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양봉업 등록증, 벌통 수를 ...

토종벌 통봉과 개량형 벌통 채밀량 비교

이미지
  토종벌을 키우면서 저는 처음부터 전통 통봉을 써왔는데, 작년부터 개량형 벌통도 몇 통 함께 운용해보고 있습니다. 채밀량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궁금해서, 올해는 같은 조건의 봉군을 골라 두 방식을 나란히 비교해 봤습니다. 통봉만 고집해 온 분들 사이에서도 개량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걸 최근 동호회에서도 자주 느꼈는데, 실제 수치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통봉과 개량형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은 동호회 모임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비교 조건과 방법 저는 세력이 비슷한 토종벌 봉군 세 개를 골라, 통봉 두 개와 개량형 벌통 한 개로 나눠 관리했습니다. 완벽하게 같은 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같은 시기에 분봉된 봉군을 기준으로 했고 위치도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은 자리에 뒀습니다. 채밀은 봄, 가을 두 차례 진행했고, 채밀량은 병입 후 무게를 저울로 재서 기록했습니다. 애초에 표본 수가 세 개뿐이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비교라고 하기엔 부족하다는 걸 미리 밝혀둡니다. 구분 전통 통봉 개량형 벌통 봄 채밀량(통당 평균) 약 3.5kg 약 5kg 가을 채밀량(통당 평균) 약 2.5kg 약 4kg 채밀 방식 압착식(소비 통째로 짜냄) 원심분리식(소비 재사용 가능) 채밀 후 소비 상태 대부분 파손, 재사용 어려움 손상 적어 재사용 가능 내검 편의성 소비 확인이 제한적 소비를 꺼내 개별 확인 가능 전통적 방식 여부 예로부터 이어온 방식 비교적 최근 도입된 개량형 수치만으로 설명되지 ...

이웃 양봉인과 방제 방식 다툼 후 화해한 사연

이미지
  제 봉장 바로 옆에는 20년 넘게 양봉을 해오신 이웃 어르신의 봉장이 있습니다. 재작년 봄, 저는 이분과 응애 방제 시기를 두고 꽤 크게 언쟁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때는 며칠 동안 얼굴을 마주치기도 껄끄러울 정도로 마음이 상했었습니다. 두 봉장이 붙어 있다 보니 서로 마주칠 일이 많은데, 그 며칠은 일부러 시간을 피해 가며 내검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일로 왜 그렇게까지 서로 감정이 상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조금 민망한 기억입니다. 방제 시기를 두고 갈렸던 의견 발단은 단순했습니다. 저는 인터넷과 책에서 배운 대로 4월 둘째 주에 방제를 시작하려 했는데, 어르신은 이 지역은 아직 온도가 낮아서 5월 초는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정해진 시기를 놓치면 응애가 늘어난다는 자료를 근거로 제 의견을 굽히지 않았고, 어르신은 오랜 경험을 근거로 저더러 조급하다고 하셨습니다. 서로 언성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결국 "그럼 각자 알아서 하자"는 말로 대화가 끊겼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날따라 저도 유독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 같은데, 처음 겪는 의견 충돌이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던 탓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어르신과는 늘 좋은 관계였기에, 그렇게 정색하고 부딪힌 게 처음이라 저 스스로도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예정대로 4월 둘째 주에 방제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방제 후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면서, 벌들이 약제에 반응해 평소보다 예민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며칠 동안 저는 속으로 불안했습니다. 어르신 말씀이 맞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지만, 먼저 찾아가서 말을 걸기에는 자존심이 상해서 며칠을 그냥 넘겼습니다. 밤에 잠자리에 누워서도 벌통 상태가 신경 쓰여 뒤척였던 기억이 나는데, 그럴수록 먼저 사과하기는 더 어려워...

벌통 10군 기준 연간 실제 지출 내역 공개

이미지
  양봉을 시작할 때 가장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실제로 연간 얼마나 지출이 드는지였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사람마다 이야기가 달라서 감이 잘 안 잡혔는데, 이번엔 제가 벌통 10군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실제로 쓴 돈을 항목별로 정리해 봤습니다. 지역과 규모, 관리 방식에 따라 편차가 클 수 있으니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정확한 금액을 공개하기보다는, 항목별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와 시기별 흐름을 중심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예산을 짤 때 참고할 수 있는 큰 흐름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간 지출 항목별 정리 항목 지출 시기 연간 지출 비중(체감) 사양(먹이) 비용 봄, 가을 가장 큰 비중 방제제(응애·질병) 봄, 가을 두 번째로 큰 비중 소초광·소비 교체 봄 중간 비중 장비 유지·수리 연중 수시 중간 비중 포장·용기(채밀 후) 여름, 가을 중간 비중 연료(훈연기 등) 연중 가장 작은 비중 표로 정리하고 보니, 지출 시기가 계절별로 겹치는 항목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봄철에는 사양, 방제, 소초광 교체가 한꺼번에 몰리는 편이라, 다른 계절보다 봄철 지출 부담이 유독 크다는 걸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비중이 컸던 항목 이야기 사양 비용이 가장 크게 나간 건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봄철과 가을철 두 번에 걸쳐 나가는 규모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특히 가을 월동 사양은 벌통마다 상태를 보고 추가로 급이하는 경우가...

자동 채밀기 도입 전후 작업시간 비교

이미지
  지난 채밀철, 저는 큰맘 먹고 자동 채밀기를 들였습니다. 그동안 써온 수동 채밀기로는 아홉 군 채밀이 하루 종일 걸렸는데, 이걸 조금이라도 줄여보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한 시즌을 써본 뒤, 작업 시간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그리고 예상 못 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정리해 봅니다. 광고에서 보던 것처럼 극적인 변화를 기대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실제로 써봐야만 알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구입 전 상황과 기대 수동 채밀기로 아홉 군을 채밀할 때는 소비를 꺼내고, 손잡이를 돌려 원심분리하고, 다시 다음 소비로 교체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했습니다. 한 통에 소비 여덟 장 기준으로 저 혼자 돌리면 통당 40분 가까이 걸렸고, 아홉 군이면 하루 꼬박 매달려야 겨우 끝났습니다. 자동 채밀기는 모터로 회전 속도와 시간을 맞춰준다고 해서, 최소한 손잡이를 계속 돌리는 노동만큼은 줄어들 거라 기대하고 구입했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구입 전까지 몇 달을 고민했는데, 팔 통증이 매년 심해지는 걸 느끼면서 결국 결단을 내렸습니다. 실제 작업 시간이 얼마나 줄었나 결과부터 말하면, 통당 채밀 시간은 40분에서 25분 정도로 줄었습니다. 모터가 알아서 회전해 주니 그 시간 동안 다음 소비를 준비하거나 여과망을 점검하는 다른 작업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게 컸습니다. 아홉 군 전체로 보면 하루 종일 걸리던 작업이 오후 시간 안에는 끝나는 정도로 단축됐습니다. 처음 이 결과를 확인했을 때는 생각보다 큰 차이에 놀랐는데, 특히 마지막 소비를 돌릴 때쯤 몸에 남아있는 피로도 자체가 예전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예전 같으면 마지막 통쯤 되면 손에 힘이 다 풀려서 작업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는데, 이번엔 그런 체감 피로가 훨씬 덜했습니다. 다만 이 시간 단축이 순전히 기계 덕분만은 아니었습니다. 자동 채밀기를 쓰면서 저도 모르게 작업 동선을 다시 짰는데, 소비를 미리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