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데이터와 벌 활동량 상관관계 관찰기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보관해 둔 꿀 가운데 유난히 뿌옇게 변하거나 바닥부터 굳기 시작하는 병이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 양봉을 시작했을 때는 꿀이 굳으면 보관을 잘못한 것부터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이 생기는 것은 꿀 속 포도당 등이 결정으로 형성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굳은 꿀을 다시 액상으로 만들고 싶을 때였습니다. 따뜻한 곳에 두는 방법도 있고 물에 담가 천천히 데우는 방법도 있으며, 급할 때는 더 강한 열을 사용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직접 꿀을 다루다 보니 단순히 빨리 녹이는 것만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방법 | 장점 | 아쉬운 점 | 제가 중요하게 본 부분 |
| 따뜻한 실내에 두기 | 별도 장비가 거의 필요 없다 | 결정 상태에 따라 변화가 더딜 수 있다 | 급하지 않은 소량 보관꿀에 부담이 적었다 |
| 따뜻한 물에 중탕 | 용기 주변을 비교적 고르게 데울 수 있다 | 물의 온도와 용기 상태를 계속 살펴야 한다 | 시간이 걸려도 상태를 확인하며 작업하기 좋았다 |
| 직접 강하게 가열 | 빠르게 열을 전달하기 쉽다 | 부분적으로 지나치게 뜨거워질 가능성을 신경 써야 한다 | 속도보다 열 관리가 더 걱정됐다 |
이 표를 만들어놓고 보면 어느 한 방법이 무조건 최고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꿀의 양과 굳은 정도, 담아둔 용기까지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능한 한 빨리 녹이는 방법보다는 상태를 살피면서 천천히 열을 전달할 수 있는 쪽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결정이 심하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따뜻한 환경으로 옮겨두는 것입니다. 별도의 장비를 꺼낼 필요가 없다는 것은 확실한 장점입니다.
다만 이미 병 전체가 단단하게 결정된 상태라면 기다린다고 해서 제가 원하는 상태로 금방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용량이 큰 병은 겉 부분과 안쪽 상태가 다르게 보이기도 해서 마냥 기다리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방법을 본격적인 재액화라기보다 결정 상태가 심하지 않은 꿀을 급하지 않게 관리할 때 고려하는 방법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제가 결정꿀을 다룰 때 가장 이해하기 쉬웠던 방법은 중탕이었습니다. 꿀 용기에 직접 강한 열원을 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따뜻한 물을 통해 열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정화한 꿀을 따뜻한 물에 중탕해 다시 액상으로 만드는 방법도 일반적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3-ab2f75】 다만 저는 특정 온도 하나를 모든 꿀에 똑같이 적용하기보다는 실제 꿀의 양과 용기, 결정 상태를 함께 살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중탕을 하면서 느꼈던 특징은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겉이 먼저 묽어졌다고 안쪽까지 모두 같은 상태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표면만 보고 작업을 끝냈다가 안쪽에 결정이 남은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천천히 상태를 확인하다 보면 어느 부분이 아직 굳어 있는지도 눈으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이 점이 빠른 작업보다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꿀이 단단하게 굳어 있으면 빨리 열을 가해 녹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특히 처리해야 할 꿀이 많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벌꿀의 가열은 단순히 고체가 액체로 바뀌는 문제만은 아닙니다. 벌꿀의 농축 과정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가열 과정에서 결정화된 포도당이 용해되는 물리적 변화와 함께 HMF 증가 등의 화학적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이 내용을 접한 뒤부터 재액화할 때 속도만을 기준으로 방법을 선택하지 않게 됐습니다. 굳은 꿀을 녹이겠다고 필요 이상으로 강한 열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열을 관리하는 쪽이 마음이 편했습니다.
처음에는 재액화 방법을 비교하면 분명히 하나의 정답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비교해 보니 결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결정이 조금 생긴 작은 용기라면 굳이 별도의 복잡한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될 때가 있었고, 결정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따뜻한 물을 이용하면서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이 저에게는 다루기 편했습니다. 반면 빠르게 녹이는 것을 목적으로 강한 열을 가하는 방식은 열 관리라는 또 다른 고민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재액화 방법을 선택하는 기준은 ‘얼마나 빨리 녹느냐’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꿀의 양, 결정 상태, 용기의 크기, 작업하면서 온도를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병 아래쪽이 하얗게 변하기 시작하면 제품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신경이 쓰였습니다. 지금은 결정이 보이면 먼저 언제 채밀한 꿀인지, 어떤 상태로 보관돼 있었는지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액상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도 먼저 고민합니다. 집에서 먹을 꿀이라면 굳은 질감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액화를 해야 한다면 저는 서두르지 않는 쪽을 택합니다. 빨리 끝내는 것보다 꿀의 상태를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필요한 만큼만 작업하는 것이 제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에 세 가지 방법을 다시 비교하면서 얻은 답도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결정꿀을 다루는 데 중요한 것은 가장 빠른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꿀을 불필요하게 거칠게 다루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결정이 생길 때마다 같은 방법만 고집하기보다는 꿀의 상태를 먼저 보고 그때그때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