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도봉 사고와 2023년 봉밀 폐기, 날짜와 수치로 남긴 실패 기록
2023년 5월 14일, 흐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던 날 오전 10시경이었습니다. 훈연기 불씨가 약하다고 짜증을 내며 입으로 직접 불다가 새빨간 숯 파편이 소문 앞으로 튀었고, 그 순간 30여 마리의 벌에게 손등과 얼굴을 쏘였습니다. 제가 그날 이후 훈연기 사용법을 완전히 다시 배운 과정을 수치와 함께 기록합니다.
저는 훈연기 연료로 마른 쑥과 압축 펠릿 톱밥 두 가지를 계절에 따라 병행합니다. 2024년 봄, 직접 스톱워치로 재본 결과 마른 쑥은 불이 붙은 뒤 약 8~10분간 안정적인 흰 연기를 냈고, 압축 톱밥은 불이 붙기까지 2~3분이 더 걸렸지만 한 번 붙으면 20분 이상 일정한 화력을 유지했습니다. 내검 시간이 30분을 넘어가는 벌통 20군 전체 점검일에는 반드시 톱밥을 절반 이상 섞어서 넣습니다. 두 연료를 섞어 넣는 비율도 계절마다 다르게 잡는데, 봄가을에는 쑥 7 대 톱밥 3, 한여름 습한 시기에는 쑥이 눅눅해지기 쉬워 톱밥 비중을 6까지 올립니다. 연료 무게로는 1회 내검당 마른 쑥 기준 약 40~50g, 톱밥은 60~70g 정도를 소진하는데, 이 양을 넘기면 오히려 연기가 짙어져 벌이 예민해지는 경우를 여러 번 관찰했습니다.
2023년 5월 사고 당시 저는 방충모는 썼지만 손목이 드러나는 얇은 장갑을 끼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손등에만 12방 이상 쏘였고, 오른손이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부어올라 오후 작업을 전부 취소해야 했습니다.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도 부기가 완전히 빠지는 데 꼬박 3일이 걸렸습니다. 그 이후로는 손목까지 덮는 긴 장갑과 방충모, 긴팔 방호복을 계절과 무관하게 예외 없이 착용합니다.
사고 이후 저는 차량과 양봉장 보관함 두 곳에 비상 키트를 나눠 보관합니다. 얼음팩 2개, 항히스타민제 1박스, 스테로이드 연고 1개, 그리고 비상연락처를 적은 메모를 항상 넣어둡니다. 2024년까지 약 2년간 이 키트를 실제로 사용한 횟수는 3회였고, 그중 2회는 다른 작업자의 응급처치를 도운 경우였습니다. 키트는 매년 3월과 9월,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유통기한을 점검하는데, 2024년 9월 점검 때는 항히스타민제 절반 이상이 유통기한을 6개월 넘긴 상태였던 것을 발견하고 전량 교체한 적도 있습니다. 이후로는 점검 날짜를 달력 앱에 반복 알림으로 등록해 놓았습니다.
작업장에 도착하면 저는 항상 훈연기에 불을 붙이고 흰 연기가 안정적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직접 시간을 재보니 마른 쑥 기준으로 완전연소 상태에 이르기까지 평균 90초, 겨울철 저온에서는 2분 이상 걸렸습니다. 이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검은 연기가 섞인 상태에서 바로 사용하면 벌들이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완전연소 여부는 연기 색과 함께 냄새로도 구분하는데, 완전연소된 흰 연기는 쑥 특유의 은은한 향이 나는 반면, 불완전연소된 검은 연기는 코를 찌르는 탄내가 강하게 납니다. 저는 이제 불을 붙인 뒤 시계를 보지 않고도 냄새만으로 사용 가능 시점을 판단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감각을 익히기까지 대략 반년, 내검 횟수로는 40회 이상이 걸렸습니다.
앞서 언급한 2023년 5월 14일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입으로 불씨를 불어넣은 행동이었습니다. 바람이 강한 날 입으로 불면 파편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는데, 저는 그날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30여 방을 쏘인 뒤 저는 손 펌프질만으로 불씨를 키우는 방식으로 완전히 바꿨고, 이후 2024년까지 약 1년 반 동안 같은 유형의 사고는 한 번도 재발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당일 병원에서는 국소 부종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다행히 전신 알레르기 반응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담당 의사는 벌독 알레르기 검사를 권했습니다. 2023년 6월 검사 결과 경미한 반응 수준으로 나와 안심했지만, 이 경험 이후 저는 작업 전 반드시 풍향과 풍속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고, 초속 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날에는 훈연기 점화 자체를 실내나 바람막이 뒤에서만 하도록 원칙을 세웠습니다.
2024년 8월 장마 기간 중, 보관하던 마른 쑥이 다 떨어져 비를 맞아 눅눅해진 쑥을 그대로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검은 매연과 매캐한 냄새가 심하게 났고, 작업 다음 날 확인해 보니 관리하던 20군 중 3군이 벌통을 버리고 이탈하는 도봉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손실률로 따지면 전체의 15%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이후로는 연료를 밀폐 용기에 담아 습도계와 함께 보관하고, 습도 60%를 넘으면 무조건 압축 톱밥으로 교체하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이탈한 3군을 되짚어보니 공통점이 하나 있었는데, 모두 그날 가장 마지막에 작업한 벌통이었다는 점입니다. 훈연기 연료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눅눅해지면서 뒤로 갈수록 매연이 짙어졌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경험 이후로는 하루 작업량을 벌통 12군 이내로 제한하고, 연료 상태를 작업 중간에 한 번 더 점검하는 절차를 추가했습니다. 2024년 9월부터 이 절차를 적용한 뒤로는 도봉 현상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벌통을 열기 전 소문 입구에 2~3회, 한 번에 1~2초씩 가볍게 분사합니다. 이때 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순간적으로 커졌다가 10~15초 안에 다시 잦아드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소리가 15초 이상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이미 과도한 연기라는 신호로 판단하고 즉시 분사를 중단합니다. 이 기준을 세우기까지 저는 벌통 20군을 대상으로 약 3개월간 반응을 기록하며 감을 익혔습니다.
2024년 8월 사고에서 확인했듯, 과도하거나 유해한 연기는 단순히 벌을 자극하는 수준을 넘어 벌통 자체를 포기하게 만듭니다. 저는 그 이후 연기량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였는데, 분사 후 벌 소리가 30초 이상 가라앉지 않은 벌통은 그날 내검을 미루고 다음 날로 넘긴 경우가 2024년 한 해에만 4회 있었습니다.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보다 하루 미루는 편이 장기적으로 손실을 줄인다는 것을 수치로 확인한 셈입니다.
작업이 끝나면 저는 훈연기 통풍구를 완전히 막아 산소를 차단한 뒤 5분 이상 두어 불씨를 확실히 꺼뜨립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그냥 창고에 넣었다가 2023년 가을 한 번 잔불로 인해 보관함 안쪽이 그을린 적이 있어서, 이후로는 반드시 완전 소화를 확인하고 재를 비운 뒤 보관합니다. 몸통 내부는 한 달에 한 번 솔로 그을음을 제거해 다음 착화 시간을 단축시킵니다. 이 관리를 시작한 뒤로 착화 시간이 평균 90초에서 60초대로 줄어든 것도 직접 확인한 변화입니다.
훈연기는 감으로 다루는 도구가 아니라 연료, 시간, 분사 횟수를 기록하고 조절하는 도구입니다. 2023년과 2024년 두 번의 실패를 거치며 저는 정량화된 기준 없이는 벌도, 사람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 기록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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